학력·재력 속여 결혼한 사기꾼 실형…항소심 "혼인 자체가 무효"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6.01.17 12:23  수정 2026.01.17 12:24

혼인신고 상대자에게 4억6000여만원 가로채

法 "혼인 무효로 친족상도례 적용할 수 없어"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학력과 재력을 과시해 '사기 결혼'으로 수억원을 뜯은 사기 전과자가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법원은 혼인 자체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방법원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41)씨가 낸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4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A씨는 2024년 5월 혼인신고를 한 B씨로부터 모텔 인테리어 공사비 구실로 약 2억원을 뜯는 등 그해 5월부터 7월까지 26회에 걸쳐 4억6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가 운영하는 주점에 여러 차례 방문해 "유명 대학을 졸업했다", "대기업에 재직하다가 현재 게임기기 임대업과 돈놀이를 하고 있다", "아파트를 현금 매수해 거주하고 있다", "모텔을 인수할 계획이다"라며 고학벌 자산가 행세를 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거짓으로, A씨는 여러 차례 사기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던 전과자였다.


A씨는 차용증을 요구하는 B씨에게 "내가 도망가면 아무 의미가 없으니 나와 혼인신고를 하면 모텔 준공 뒤 명의를 넘겨주겠다"며 곧장 혼인신고를 했다.


진실을 알게 된 B씨의 고소로 법정에 선 A씨는 2024년 5월30일 피해자와 혼인신고를 한 법률상 부부이므로 '형법상 친족상도례 규정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있었던 2024년 6월27일까지 저지른 범행은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A씨가 오로지 B씨를 상대로 사기 범행을 저지르고자 혼인신고를 했을 뿐이고, 부부로서의 결합을 실질적으로 할 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혼인 자체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1심은 혼인이 무효가 되는 사기 결혼의 경우에는 친족상도례를 적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심각한 재산 피해를 보았을 뿐 아니라 혼인무효소송 등 법적 절차까지 진행해야 하는 등 정신적·재산적 피해가 막대하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으며, 양형에 반영할 사정변경이 없는 점을 고려해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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