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매물 잠김 심화…1년 새 26.8% 급감
임대차계약 월세 비중 확대…1000만원 고액 임대 흔해
서초구 ‘메이플자이’ 방 한 칸 140만원 하숙도 등장
ⓒ데일리안DB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은 물론 임대차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집값 상승과 자금 조달 여건 악화 등으로 전세 시장에 머무는 수요가 늘면서 전세매물 잠김이 심화하는 가운데 월세 가격도 크게 출렁이는 모습이다.
20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전날인 19일 기준 2만1987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 3만28건이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26.8% 급감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제외한 서울 전역에서 전세매물이 모두 감소했다. 특히 성북구는 1년 전 1089건에서 154건으로 매물이 85.9%나 쪼그라들었다.
이어 관악구가 807건에서 255건으로 72.2% 줄어든 것을 비롯, 광진구(–66.5%·946→317건), 강동구 (–63.5%·3479→1167건), 은평구(–63.5%·720→263건), 동대문구(–62.9%·1067→597건), 노원구(–59.5%·1419→575건) 등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이처럼 전세 물량이 빠르게 줄어든 데는 정부의 고강도 규제 여파가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주택 매매 시 2년 실거주 의무가 부여돼 사실상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불가능해졌다.
전반적인 전세 매물이 감소한 가운데 내 집 마련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계속해서 임대차 시장에 머무르게 되면서 전세 매물 잠김은 심화하는 모습이다.
ⓒ뉴시스
반대 급부로 월세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의 아파트 월세 물량은 2만588건으로 1년 전 1만9143건 대비 7.5% 증가했다.
월세 계약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전체 임대차 거래 가운데 월세 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65.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1년 46% 수준이었으나 불과 3년 만에 전세 계약 비중을 앞질렀다.
가뜩이나 전세사기 여파가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 규제가 전세시장까지 확대 적용되면서 월세로 밀려난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 이 때문에 월세 부담도 나날이 불어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월세통합가격지수는 103.45로 한 달 전(102.80) 대비 0.65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47만6000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는 4인 가구 중위소득(약 610만원)의 2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월 임대료가 1000만원 안팎인 고액 월세도 흔해졌다. 지난 6일 서초구 방배동 소재 ‘롯데캐슬포레스트’ 전용 239㎡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 1000만원에 월세 계약을 맺었다.
반포동 일원 ‘반포힐스테이스’ 전용 155㎡는 이달 13일 보증금 3000만원, 월 980만원에 월세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2월 말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 전용 84㎡는 보증금 1억원, 월 11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시장 과열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사례도 등장했다. 최근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전용 59㎡ 집주인은 3평 남짓 방 한 칸을 보증금 3000만원, 월 140만원에 ‘동거형 임대’로 매물을 등록해 화제가 됐다. 이후 같은 방식으로 이곳 단지 전용 84㎡ 방 한 칸이 보증금 5000만원, 월 70만원에 월세로 나왔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은 임대차시장 내 전세 비중이 컸으나 전세사기 여파 속 정부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최근 몇 년간 월세가 임대시장의 주된 거래 형태로 굳어지고 있다”며 “임대료 상승세도 장기화하면서 집주인도 전세보다 월세를 더 선호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임대차 시장 분위기가 너무 급격하게 월세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무주택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이 단기에 불어나고 이로 인해 향후 내 집 마련의 기회에서도 멀어지게 된다는 점”이라며 “공급은 그대로인데 전세 위축, 월세 확대로 시장이 재편되는 건 정부가 목표하는 주거 안정과도 거리가 멀어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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