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청 '장동혁 단식장' 코앞에서 '외면'…언제까지 방관할까 [정국 기상대]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1.22 05:00  수정 2026.01.22 06:16

홍익표, 與 지도부 예방 직후 국회 떠나

與, '張 단식'에도 쌍특검 불가 고수

'건강 악화' 우려에 여론 부담 있지만

李, '별개 특검' 난색에 장기화 전망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법 수용 촉구 단식 7일차를 맞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 단식농성장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여당을 향한 단식 투쟁이 장기화되면서 건강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여당은 국민의힘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여야 관계가 어느 때보다도 경색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일한 중재자로 평가된 청와대조차 등을 돌렸다.


홍익표 청와대 신임 정무수석은 21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예방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정치권에선 홍 수석이 장 대표를 만나 단식 중단을 요청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정청래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예방을 마친 직후 국회를 떠났다. 장 대표의 단식 농성장은 예방이 이뤄진 국회 본관에 마련돼 있다.


홍 수석은 민주당 지도부 예방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 만남 계획에 대해 "결정되면 알려주겠다"고 짧게 답한 뒤 자리를 떠났다.


장 대표 단식과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요구에 대해 여당은 물러날 생각이 없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통일교와 신천지 의혹에 대해 개별 특검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당은 국민의힘이 신천지 정교유착 의혹에 연루된 만큼 '단일 특검'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선을 긋고 있다.


정청래 대표비서실장인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민의힘과 신천지의 유착 관계가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며 "왜 별개로 해야 하는지 설명을 해야 하며, 헌법 20조 2항에는 분명하게 종교와 정치를 분리한다는 조항이 있는 만큼 하나의 특검으로 명백하게 밝혀내야 한다"고 밝혔다.


여당이 연루된 공천헌금 특검에 대해서도 "일단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경찰에서 공천헌금 수사를 열심히 하고 있고, 통일교·신천지 의혹도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하고 있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누구를 봐주고 할 수 없는 만큼, 지켜보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장 대표의 단식 투쟁이 7일째를 넘어가고 있지만, 여당이 요지부동인 것은 단식 명분을 의심하고 있는 탓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론 '쌍특검'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한동훈 전 대표와의 갈등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과거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당대표 시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 쇄신 등을 요구하기 위해 벌인 단식 투쟁 당시 '웰빙 단식'이라고 비난한 것에 대한 앙금도 남아 있다.


김연 선임부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야당 대표가 24일간 단식 농성을 이어갈 때, 국민의힘 인사 어느 누구도 위로와 대화의 차원에서 현장을 찾지 않았던 사실을 짚어주고 싶다"며 "단식의 출구를 민주당에서 찾으려 해서는 안 되며, 스스로 결자해지하면 된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장 대표는 끝까지 가겠다는 입장으로 보이는데, 단식 명분 자체가 사실 당내 투쟁 때문에 하는 것 아니냐"라면서 "통일교 특검을 받지 않겠다는 것도 아닌데, 탈출 전략을 마련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하고 있다는 느낌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당으로선 장 대표의 단식 투쟁이 장기화될수록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단식 명분과 별개로 제1야당 대표가 대여 투쟁으로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면 민심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과거 이 대표의 단식 투쟁 당시 비명(비이재명)계의 체포동의안 가결 여론은 동력이 약화됐고, '친명'(친이재명)계 결집은 강화돼 리더십이 견고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현재 장 대표 리더십 역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만큼, 여당으로선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익표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접견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단식 내용에 대해선 당은 동의하지 않지만, 제1야당 대표의 목숨을 건 단식에 대해선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필요하고 때가 되면 판단을 해서 위로의 말과 단식을 중단하라는 말을 드릴 때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도 "만약 단식이 20일이 넘어가거나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면 마냥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여론이 어떻게 흘러가는지가 변수가 될 것 같다"고 했다.


문제는 이 대통령이 '통일교·신천지' 별개 특검에 대해 난색을 보인다는 점이다. 여당으로선 사실상 '명심'(이 대통령의 의중)이 통일교·신천지 의혹 특검보단 '수사 우선'에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의 요구를 쉽게 받아들이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사실상 장 대표가 단식을 자체 중단하기 전까지 방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교만 (수사)하자고 했다가 신천지도 하자고 하고, 또 따로 하자고 한다. 왜 따로 하자는 지 모르겠다"며 "속으로는 안 하고 싶은데 겉으로만 하자고 말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특검 합의가) 안 될 것 같아 될 때까지 일단 (검경에)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홍 수석이 국민의힘 지도부를 예방한 자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에 따라 장 대표 단식의 향방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홍 수석은 22일 오전 송언석 원내대표를 예방한다. 홍 수석이 이번 예방을 계기로 장 대표를 만날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쌍특검에 대한 입장을 밝힐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전향적인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정부 일각에선 나오고 있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의 이석연 위원장은 이날 장 대표를 찾아 위로의 뜻을 전하며 "양쪽이 서로 양보해서 쌍특검이 됐든 개별 특검이 됐든 국민들에게 우리 정치가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아서 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홍 수석에 대해서도 "당연히 와야 한다고 본다"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이 먼저 와서 살펴보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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