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22일 고위간부 인사 단행…성명 냈던 검사장들 한직 보임
'백현동 의혹' 수사 김용식 검사 "그렇게 일하며 한자리한들 무슨 소용 있겠냐"
법조계 "검찰청 폐지 앞두고 필요한 보직 이동이었다고 보이지 않아"
"정책 반대하는 세력은 같이 못 한다는 걸 분명히 보여준 것…적절하지 않아"
검찰ⓒ뉴시스
법무부가 지난 22일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앞서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에 성명을 냈던 검사장들이 대거 '한직'으로 꼽히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보임됐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필요한 보직 이동이었다고는 보이지 않고, 표적인사라는 평가를 하고 싶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검찰 내부에서도 좌천된 간부들의 '줄사표'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 검찰의 인사와 예산, 조직을 총괄하는 법무부 신임 검찰국장에 이응철(사법연수원 33기) 춘천지검장을 새로 임명하는 등 고위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부임일은 오는 27일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총 7명이 대검검사(검사장)급으로 신규 보임됐다. 반면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당시 성명을 냈던 박현준(30기) 서울북부지검장·박영빈(30기) 인천지검장·유도윤(32기) 울산지검장·정수진(33기) 제주지검장 등 간부들은 '한직'으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대검에서는 장동철(30기) 형사부장, 김형석(32기) 마약·조직범죄부장, 최영아(32기) 과수부장 등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이들은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이후 노만석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사퇴를 촉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이후 간부들의 '줄사표'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박영빈 인천지검장은 전날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때가 되어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함께 근무한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형석(32기)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장(검사장)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검사장은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 글에서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았는지 지나온 23년을 돌이켜보게 된다"며 "몹시 시리고 힘든 시기이지만 검찰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이기적 욕심이 아닌 겸허한 진심임을 국민들이 이해하고 받아줄 날이 꼭 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윤병준(32기) 서울고검 형사부장과 신동원(33기)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이동균(33기) 수원지검 안산지청장도 등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찰청 청사. ⓒ데일리안DB
특히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횡령 의혹' 등 수사를 이끈 김용식(사법연수원 34기) 부산고검 창원지부 검사는 23일 사의를 표명하며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검사에게 주어지는 사건은 그 사건의 성격과 내용에 맞게 처리돼야지, 결재자의 의중이나 나의 개인적인 처지에 맞춰 처리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 검찰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참담하고 부끄럽다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라며 "그렇게 일하면서 한자리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냐. 프로는 자기가 맡은 일에 몸을 던져야 하고,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검사는 "사경(사법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나 영장 검토 등 사법 통제도 수사 및 영장 집행을 직접 해 본 경험이 더 많은 검사가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은 사실이지만 후배 검사들은 힘든 여건 속에서도 말과 글로 업무에 정진하는 것이 나를 위한 일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도 꼬집었다.
법조계 전문가들도 이번 인사가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문수정 변호사(법률사무소 수정)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필요한 보직 이동이었다고는 보이지 않고, 표적인사라는 평가를 하고 싶다"고 비판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짐작하건대 정권이 추진하는 정책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같이하지 못한다는 걸 분명히 보여준 것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보인다"며 "그런데 내부에서는 검찰 자체가 없어지는 상태에서 딱히 어떻게 할수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보복성 인사다"라며 "(내부 분위기는) 어수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무연수원에서 2년 있으면 평검사로 보낼 수 있도록 규정도 바꿔놨던데 밉보인 사람들은 다 법무연수원 보냈다가 발령 안 낼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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