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로봇 투입, 쟁의 여부 시험대…노란봉투법發 산업 지각변동 가능성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1.26 16:50  수정 2026.01.26 17:52

현대차 AI 로봇 ‘아틀라스’ 도입 예고

노조 “노사합의 없이 로봇 도입 불가”

노동쟁의 범위 확대한 노란봉투법

‘근로조건 영향 미치는 결정 해석’ 여지

지난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 2026 현대차그룹 미디어데이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왼쪽)’과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이 공개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오는 3월 10일부터 시행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현대자동차의 AI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도입 계획과 맞물리면서, 노사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아틀라스의 생산 현장 투입에 대해 공식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노조는 지난 22일 발행한 소식지를 통해 “노사 합의 없이는 단 한 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며 고용 불안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노조는 소식지에서 이번 로봇 도입 계획을 ‘노사 합의 없는 일방통행’으로 규정하고, 대규모 고용 충격을 우려했다.


노조 관계자는 “평균 연봉 1억 원을 기준으로 24시간 가동 시 3명의 인건비는 연 3억 원이 들지만, 로봇은 초기 구입비 이후 유지비만 발생한다”며 “장기적으로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자본가에게 좋은 명분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노조의 요구가 오는 3월 10일 시행 예정인 노란봉투법과 연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개정안은 노동쟁의의 범위를 기존 ‘근로조건의 결정’에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에 관한 분쟁까지 확대했다.


그동안 공정 자동화나 신기술 도입은 경영권의 고유 영역으로 간주돼 쟁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개정법 체제하에서는 로봇 도입으로 인한 인력 재배치나 직무 소멸이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으로 해석될 여지가 커졌다.


정부는 노조의 이번 소식지 발표를 의견 제시 단계로 보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신기술 도입이나 경영 조직의 변경 그 자체만으로 근로조건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로봇 도입 이후 정리해고나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 등 근로조건 변동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이르러야 쟁의 행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임단협 과정에서 로봇 도입 반대가 공식 의제로 설정될 경우 노동위원회의 판단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로봇 투입을 고용을 위협하는 ‘권리 침해’ 프레임으로 접근하는 가운데, 경영계는 이를 생산성 향상을 위한 경영권의 본질로 방어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의 아틀라스 도입이 새로운 노사갈등의 양상으로 이어진다면, 향후 모든 신기술 도입이 파업의 명분이 되는 현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력과 기계, 물자의 투입은 고도의 경영 판단을 넘어 일상적인 경영 판단에 해당한다”며 “이러한 결정까지 노조의 합의를 거치거나 쟁의 대상으로 삼으라는 것은 사실상 경영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과거 사무직 일자리를 위협한다며 컴퓨터 도입을 반대할 수 없었듯, 휴머노이드 투입 역시 기술 발전의 흐름일 뿐 쟁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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