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 與의원들 "野, '비준' 고집 멈춰야"
오기형 "'비준 패싱'? 번지수 잘못 파악"
채현일 "재경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민주당 탓만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지연을 문제 삼아 한국산 제품 관세를 인상하자 책임론을 국민의힘에 제기했다. 이번 사태가 국민의힘이 국회 비준 동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탓이라며, 법안 통과에 협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27일 성명서를 통해 "국민의힘은 작법자폐(자기가 만든 법에 자신이 해를 입는다) 비준 고집을 즉각 중단하고, 대미투자특별법 신속 통과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대미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며 "우리 국회가 아직 한미 팩트시트나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서 약속한 조건을 승인하지 않았다는 이유지만, 그동안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미국 당국과 약속한 조건을 충실히 이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대미투자법을 발의했고, 미국도 12월 관보 게재와 함께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소급 인하했다"며 "MOU 상으로는 법안 발의가 기준점이었기에 민주당도 지체 없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으며, 예산안 심사, 인사청문회 등 계획된 일정을 소화한 이후 숙려 기간이 지나면 당연히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국회 비준을 거친 이후 대미투자법을 발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두고선 "국민의힘이 고집하는 비준은 결국 작법자폐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MOU도 이미 '본 MOU는 미국과 한국 간 행정적 합의로서 법적 구속력 있는 권리 및 의무를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비슷한 사례로 실제 지난해 미국과 관세 협상을 맺은 일본도 국회 비준을 거치지 않았고, 미국 역시 국회 비준 같은 절차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SNS 글에서 비준(ratify)이란 단어 대신 제정(enact)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도 비슷한 이유"라면서 "미국은 비준하지 않는데 우리나라만 비준해서 구속력 높은 조약으로 격상시키는 건 달리기 시합에서 우리 발을 스스로 묶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더 이상 국익을 볼모 삼는 비준 고집을 멈추고 대미투자법 통과에 적극 협조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당내에서도 국민의힘이 대미투자법 처리에 협조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격 명분을 제공했다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박홍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트럼프의 변덕에는 야당이 빌미를 줬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야당의 대승적 협조로 진작에 처리됐다면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이 들고나올 큰 구실 하나는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미 간 관세 협상은 조약이 아니기 때문에 비준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비준 대상이라고 우기며, 대미투자법의 통과를 지연시켜 왔다"며 "지금 야당이 물 만난 물고기마냥 비준을 입에 올리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요구에 힘을 실어주는 꼴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야당은 더 이상 대한민국을 곤경으로 몰아가지 말고, 서둘러 대미투자법 통과에 협조하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오기형 의원도 "국민의힘 대변인이 '비준 패싱'을 아직도 언급하고 있는데, 번지수를 잘못 파악한 것"이라며 "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서 대한민국 국회 비준 대상은 아니며, 미국에서도 미 의회 비준을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거들었다.
채현일 의원 역시 "국민의힘은 이 사안을 국익 차원이 아니라 정부 공격의 소재로 삼으며 소모적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 공방이 아닌, 국익을 중심에 둔 냉정하고 신속한 통상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두 달 넘도록 대미투자 관련 법안들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며 "재경위원장을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맡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무책임하게 민주당 탓만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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