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대행 "중수청 9대 범죄 반대…수사범위 중복 우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6.02.02 14:19  수정 2026.02.02 14:19

"경찰과 중수청 간 '사건 핑퐁'과 수사 지연 초래할 우려 높아"

선거사범 수사 전담팀 편성해 선거범죄 중점 단속할 계획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20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경찰이 형사사법 개혁과 관련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부패·경제 등 '9대 범죄'를 수사할 수 있도록 한 정부안에 대해 "수사범위가 겹쳐서 국민 혼란이 야기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유 대행은 2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중수청 직무 범위가) 경찰과 지나치게 중복돼 어느 수사기관이 어떤 범죄를 관할하는지 알기도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수청이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 이첩을 요구할 수 있는 '수사 우선권'을 가진 데 대해서도 "경찰과 중수청 간 '사건 핑퐁'과 수사 지연을 초래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유 대행의 발언은 10월 중수청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경찰 조직을 대표해 중수청의 수사권 확대에 대한 우려 목소리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2일 정부의 중수청 법안이 공개된 뒤 경찰이 공개적 입장을 밝힌 건 처음이다.


중수청이 수사하는 9대 범죄는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 참사·마약·내란 및 외환·사이버 등으로, 경찰과 대부분 중첩된다. 유 대행은 이 같은 의견을 담은 문건을 소관 부처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청장의 국무회의 참석이 정치·수사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경찰 업무는 수사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일상과 관련돼있다"며 "여러 부처의 정책들을 알면 치안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이전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일축했다.


경찰은 6·3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 시작일인 3일 전국 시·도청과 일선 경찰서에 선거사범 수사 전담팀을 편성해 선거범죄를 중점 단속할 계획이다.


유 대행은 "선거 관련 불법행위에 대한 첩보 수집을 강화하겠다"며 "공정성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주요 선거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정당이나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유 대행은 경찰 내 전담수사팀·태스크포스(TF) 인력 차출로 인한 치안·수사 공백 우려에 "본청이나 시도청의 직접 수사부서 위주로 편성해 일선의 수사 인력 동원은 최소화하고 있다"며 "민생 치안과 관련된 수사 공백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집회·시위 대응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기동대 인력) 1900명을 민생 치안 수사에 보강했다"며 "추가로 기동대 감축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민생 치안에 필요한) 부분을 보강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인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이원화 방안에 대해서는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만들다 보면 여러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해결책이 필요한지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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