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노년층 겨냥한 큰글자책 가능성 꾸준히 타진
교보문고, 노년층 넘어 '쉬운' 독서 경험 돕는 이지페이지 론칭
글자 크기는 키우고, 간격은 넓혀 ‘쉬운’ 독서를 돕는 ‘큰글자책’을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저시력자와 노년층 등 작은 글씨를 읽기 어려운 독자층을 아우르는 큰글자책에 도서관협회의 보급 사업을 넘어, 일반 출판사와 서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최근 교보문고는 출판사가 협업해 큰글자책 전용 브랜드 ‘이지페이지’를 론칭했다. 여느 큰글자책과 마찬가지로 글자 크기를 키우고 줄 간격을 넓힌 시도로, 코이케 류노스케의 ‘초역 부처의 말’, 김창옥의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김금희의 ‘첫 여름 완주’ 등 최신 인기 도서들을 큰글자책으로 선보였다.
ⓒ교보문고
큰글자책은 그간 한국도서관협회,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00년대부터 저시력자, 노년층 등 독서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독자들을 위한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또는 점자 전문 출판사 등 베리어프리에 힘쓰는 소수의 전문 출판사가 제작에 참여했었다.
2020년 전후로 시니어 독자들을 사로잡는 하나의 선택지로 개별 출판사들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출판사 커뮤니케이션 북스가 2015년부터 큰글자책을 펴내고 있으며, 다산북스는 2019년 브랜드 ‘리더스원’을 통해 큰글자책을 선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성’에 대한 의문은 있었다. 우선 책의 크기가 커 제작 단가가 일반 책보다 높다는 한계가 있으며, 공공도서관 등에 공급이 한정된 탓에 큰글자책의 가능성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큰글자책의 ‘다양성’이 떨어져 자연스럽게 독자들의 관심이 멀어지곤 했었다.
그럼에도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현재, 시니어 독자층을 무시할 수는 없다. 2015년부터 큰글자책을 선보이고 있는 커뮤니케이션북스는 50·60대 독자들을 겨냥한 '5060을 위한 AI 입문' 시리즈를 비롯해 철학, 역사, 예술, 과학, 실용 등 다양한 분야의 큰글자책을 출간하는 이유에 대해 "노년층은 더 이상 독서 소외계층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독서 세대이며, 지적·문화적 소비자로서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오디오북이 시각장애인을 넘어, 일반 독자들에게도 책을 ‘새롭게’ 즐기는 한 방안이 된 것처럼 큰글자책도 독서를 향한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시선이 생겨나고 있다.
이지페이지를 론칭한 교보문고 또한 ‘편안한’ 독서 경험을 강조하는 동시에, “이지페이지를 통해 더 많은 독자들이 책과 다시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밝혔다.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선보일 때는 서체와 글자 크기, 행간은 물론, ‘고전 명작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활용해 시각적 즐거움을 더했다’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일부 사례 만으로 큰글자책의 가능성에 대해선 전망하기 이르다는 의견도 있지만, 다양한 시도가 주는 이점은 분명하다. 공공 사업의 영역을 넘어,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베리어프리 출판의 가장 큰 과제로 여겨지던 책의 ‘다양성’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이어진다.
최근 인기 작가들의 도서를 모아 선보인 이지페이지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등 고전 작품을 함께 선보였는데 추후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등 5종을 추가로 출시한다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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