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대비 거래대금, 지난해 비해 69.4% 급감
트럼프 관세 리스크·국내 증시 반등에 '코인 유동성' 증발
2일 서울 서초구 빗썸 라운지 강남점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국내 5대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의 월간 거래대금이 1년 새 크게 감소했다. 대외적으로는 트럼프발 관세·정책 불확실성 확대가 위험자산 회피 심리 고조로 이어진 데다, 국내에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흐름까지 겹치며 가상자산 시장 내 유동성이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년 새 거래대금 254조원 증발
3일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게코 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1월 국내 5대 원화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총 거래대금은 769억1128만 달러(약 112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돌파하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던 2025년 1월, 당시 5대 원화거래소 대금인 2512억827만 달러(약 366조원)와 비교하면 무려 69.39% 급감한 수치다. 불과 1년 사이에 약 1742억9699만 달러(약 254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자금이 시장에서 증발한 셈이다.
지난해 이맘때의 폭발적인 성장은 '정치적 기대감'과 '제도권 안착'이라는 두 축이 견인했다. 지난해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두고 가상자산 친화적인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극에 달했다. 특히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의 사퇴설과 맞물려 미국 내 규제 완화가 가시화되자 전 세계 자금이 가상자산으로 쏠렸다.
여기에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유입액이 증가하고,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라는 심리적 마지노선을 돌파하면서 '포모(FOMO,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를 느낀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가상자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2026년 현재의 '거래 절벽', 원인은 '국장 반등'과 '관세 리스크'
1년이 지난 올 1월, 시장 분위기는 반전됐다.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시장의 유동성이 '머니무브(자금 이동)'를 통해 주식 시장으로 대거 흡수된 점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실제로 올해 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KOSPI)가 강한 반등세를 보이면서, 가상자산에 머물던 개인 투자자 자금이 대거 주식 시장으로 회귀했다. 가상자산의 변동성이 작년 대비 줄어들고 지루한 횡보세가 이어지자, 수익률 측면에서 매력이 높아진 국내외 주식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글로벌 이슈도 발목을 잡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그린란드 인수 구상을 둘러싼 유럽과의 갈등 및 관세 위협으로 인해 하루 1조 원 규모의 강제 청산이 발생하는 등 부침을 겪기도 했다.
김병준 디스프레드 리서처는 "지난해 1월은 상승장, 올해 1월은 하락장이라는 시장 상황의 차이가 있어 투자자 심리가 위축된 것이 일차적인 원인"이라며 "코스닥을 포함한 국내 증시의 성장세가 가상자산 거래대금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주식시장을 밀어주는 현 정부의 스탠스가 맞물려 유동성을 흡수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며 "반면 가상자산 시장은 주식과 같이 위험자산군으로 분류됨에도 뚜렷한 투자 매력도를 갖추지 못했고, 정책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유동성이 빠져나갔다"고 덧붙였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