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태흠 "민주당 통합은 졸속…李 약속 '35%'라도 명문화하라"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6.02.10 07:00  수정 2026.02.10 07:00

김태흠 충남도지사, 데일리안 단독 인터뷰

"재정·권한 이양…수도권 일극 벗어나야"

"국가 백년대계인데 졸속 추진은 안 된다"

"李대통령 약속 '최소 35%' 명문화해야"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9일 서울 여의도 충청남도 중앙협력본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충남도청

6·3 지방선거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우리나라의 허리인 충청 지역은 '충남·대전 행정통합'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충남·대전 지방자치단체장들이 1년 6개월이나 준비해온 행정통합안을 뒤집고 이재명 대통령의 "과밀화 해법과 균형 성장을 위해 대전과 충청의 통합이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수 있다"(지난해 12월 18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충남·대전 국회의원 오찬)는 발언 한 마디에 '정부·여당 주도'로 이뤄지고 있어서다.


충남·대전 행정통합은 국민의힘 역시 바라왔던 터라 그 자체에는 큰 불만이 감지되진 않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명확하다. 특히 충남·대전 행정통합을 1년 6개월 동안 열심히 준비해 온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제기한 문제점들은 이번 통합이 '졸속 통합'이라는 우려를 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충남·대전 행정통합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해소하고,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자치 분권이란 국가의 백년대계와 국가대개조의 의미를 갖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충남·대전)가 1년 반 동안 준비해 지난해 10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특별법을 제출했는데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냉소적이고 무관심하고 비판적이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지난해 12월에 이재명 대통령이 충남·대전 행정통합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으니 선도·모범적으로 해보라 해서 급물살을 탔다. 그러자 그 동안 비판적이던 민주당의 주도로 한 달 동안 일방적으로 행정통합이 추진되더라"라고 토로했다.


김 지사는 "진정으로 지방자치와 분권이 이뤄지려면 재정과 권한 이양 즉, 국가(중앙정부)가 갖고 있던 돈줄과 사무 권한을 이양하는 것이 그 실행"이라며 "지금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법안엔 그런 것(재정·권한 이양) 없이 간다. 미흡하다 못해 속빈 강정이고 알맹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가 지적하는 건 지방 재원 배분의 불합리성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방 재원 배분이 72대28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보통 6대4 정도는 돼야 한다. 지방 자체 재원이 28%가 아니라 40%는 돼야 한다"며 "재정지원을 해줄 테니 이번 기회에 (행정통합을) 해보라고 하니 전남·광주가 하겠다고 해서, 65대35 정도에 해당하는 만큼을 한 번 배정해 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최소 35%의 지방 자체 재원이 확보돼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 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는 다소 엉뚱한 문구가 들어가있다. 민주당 법안에 따르면 재정 특례 규모는 3조7000억원이다. 국민의힘이 발의한 특별법안에 담은 항구적 지원 연간 규모인 8조8000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규모다.


또 김민석 국무총리가 발표한 충남·대전 행정통합 지원 규모인 연 5조원(4년간 총 20조원) 역시 국민의힘의 안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이 대통령이 신년회견에서 밝힌 '65대35' 재원 배분이 이뤄지려면 최소 연간 6조6000억원이 지방으로 이양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국민의힘이 낸 법안엔 양도소득세 100%와 법인세 50%, 부가가치세 추가 5% 등 국세지방이양 6조6000억원과 보통교부세 등 2조2000억원을 포함해 8조8000억원은 받아야 60대40이 된다는 계산을 한 것"이라며 "그에 비해 민주당안은 3조7000억원에 불과한데 그 중 보통교부세 1조5000억원도 10년만 한시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적어도 이 대통령이 40%를 얘기했으니까 최소 35%까진 해야 한다. 그 35%라도 명문화를 하라, 이 대통령이 말한 거라도 지키라는게 우리 입장"이라며 "지금까지는 국가가 사람으로 치면 대학생한테 용돈을 주는데 교통비를 따로, 밥값을 따로 주는 등 상황에 따라서 줘 왔다면, 그게 아니라 아예 한 달 용돈을 줘서 자주적이고 독립적으로 쓰도록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게 진정한 지방자치가 아니겠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함께 추진 중인 광주·전남 행정통합 안과의 형평성 여부 역시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김 지사는 "권한 이양 문제도 민주당 법안을 보면 광주·전남의 특례조항을 보면 '하여야 한다'는 강제 규정으로 명시돼 있는데 똑같이 민주당이 낸 충남·대전 통합 법안을 보면 '할 수 있다'고만 돼 있다"며 "중앙정부의 말을 잘 들으면 해주고, 안 들으면 안 해주겠단 것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 임의 규정이다. 이 부분 역시 확실하게 명문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9일 서울 여의도 충청남도 중앙협력본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충남도청

아울러 "권한적인 측면에서도 예타 한시적으로 면제라든지, 농업진흥지역 해제 문제나 특별기관 이전 문제라든가 이런 문제들을 우리에게 자치권한에 넘겨줘야 한다"며 "농업진흥지역(절대농지) 해제만 봐도 농림부와 1년 가까이 협의를 해야 한다. 국가의 심의권이나 인허가권도 다 귀속돼 있는 것도 문제다. 가령 도지사에 출마할 때 공약했던 사업들도 국가에 종속돼 절차를 밟다보면 4년 임기 내에 삽도 못 뜨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부분을 간소화하기 위한 권한이양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뿐 아니라, 특히 지역 자치단체장의 목소리조차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법안 통과를 밀어붙이는 민주당의 행태 역시 문제점으로 꼽힌다. 김 지사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1주일 안에 법안 심의를 마치고 구정이 끝난 후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오는 26일에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겠다고 한다"며 "국가 백년대계 사업인데 어떻게 1주일 만에 법안 통과를 시키느냐"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9일) 국회 행안위 공청회에 참여하려 했으나 끝내 배제당했다"며 "수 차례 발언권을 요청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이해당사자인 충남도민의 의견을 개진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실제로 김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행안위의 '행정통합 관련 제정법률안에 대한 입법 공청회'에서 발언권을 획득하지 못해 불참했다.


김 지사는 "행안위에서만 이 문제(행정통합)를 다뤄선 안 된다. 가령 재정은 재정경제부가 갖고 있는데, 행안위에서 할 수 없는 일이다. 그 이외 권한도 농림부나 환경부가 갖고 있는 것도 많다"며 "이런 권한들을 전부 지차제로 이양해야 하는데 어떻게 행안위에서만 이를 논의할 수 있느냐"라고 꼬집었다.


이에 김 지사가 제안한 건 '여야 동수의 특별위원회'를 발족해 심도 깊은 논의를 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도 수도권 일극체제를 벗어나기 위한 '준연방국가'로 거듭나는 논의에 돌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이 기회에 미국이나 독일이나 스위스처럼 지방자치가 잘 이뤄지는 연방국가 수준으로 제도화가 돼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라며 "독일 같은 경우에는 45대55 정도로 지방세 비율이 높고, 스위스 같은 경우에는 48대52, 미국은 58대42 정도 된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63대37 정도다. 준연방국가 수준이 되려면 우리나라도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35 정도까지는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김 지사는 '작은 정부론'을 주장했다. 그는 "준연방국가 형태의 지방분권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무엇이냐 하면 국방·안보·외교·치안 그리고 통상과 지방 정부 간의 갈등과 이견을 조율하는 권한만 중앙정부가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지방자치가 복원된지 30여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권한과 재정은 하나도 이양이 안 된 무늬만 지방자치를 하고 있지 않느냐. 이번 기회에 지방자치와 분권이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력히 피력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9일 서울 여의도 충청남도 중앙협력본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충남도청

이 같은 국가 백년대계와 국가대개조를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을 두고 것 김 지사는 민주당의 진정성을 꼬집기도 했다. 김 지사는 "지금 민주당이 추진하는 권한·재정이양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행정통합을 보면 지방선거 전에 이 문제를 선거에 활용하겠다는 생각으로 밖에 안 보인다"며 "이런 부분은 좌시할 수 없다는 게 우리 생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행정통합이 추진되면서 거론되고 있는 이른바 '대전특별시' 논란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대전은 충청남도의 하나의 리(里)였다가 군(郡)을 거쳐 시(市)가 됐다. 충남 공주시 산내면 대전리가 충남 대전군(1914년), 충남 대전시(1949년)으로 승격됐다. 그런데 이제 통합자치단체의 명칭이 '대전특별시'가 되고, 충(忠)도 청(淸)도 사라진다니 충남도민들의 정서에서는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게 됐다.


그는 "통합특별시의 명칭 측면에서도 충남·대전특별시라고 하면 될텐데 굳이 '약칭'을 법안에 집어넣어 '대전특별시'라고 한다니 충남도민들 입장에서는 반대가 찬성보다 더 많아지는 상황이 전개돼 버렸다"며 "충남은 충청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가진 오랫동안 내려온 이름이다. 통합이 되면 시민들이 알아서 쓰면 되지, 왜 약칭까지 법안에 명시하느냐"라고 토로했다.


끝으로 "민주당이 이 같은 상황을 촉발했다. 지금은 지방선거라는 부분에 너무 함몰돼 충남·대전 뿐 아니라 전남·광주, 대구·경북, 부산·경남 등 붙은 지역들이 시간을 가질 수 없게 됐다"며 "국가대개조 차원에서 특별시가 이뤄지고 제대로 된 재정 권한이양이 이뤄져야 지방자치도 제대로 이뤄져 궁극적으로 우리나라가 추구하는 국가수도권 일극화 문제, 국가균형발전도 해소돼지 않겠느냐. 그러한 형태로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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