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계도 등 가능성 없어…영구적으로 사회에서 격리해야"
형소법 개정 통한 강도살인죄 공소시효 폐지로 6년 전 사건 수사 재개
사건현장 있던 절연 테이프서 DNA 검출…檢, 2024년 12월 기소
전주지방법원·광주고등법원 전주재판부 ⓒ연합뉴스
25년 전 경기도 안산시의 한 가정집에 침입해 부부에게 흉기를 휘둘러 남편을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는 40대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방법원 형사12부(김도형 부장판사)는 이날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모(45)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교화와 계도 가능성이 없는 피고인을 영구적으로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씨는 지난 2001년 9월8일 오전 3시쯤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의 한 연립주택에 가스 배관을 타고 침입한 뒤, 안방에서 자고 있던 A(당시 37)씨 부부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침입자를 보고 격렬하게 저항한 남편 A씨의 목과 심장 등을 20여차례 찔러 살해했다. 뿐만 아니라 A씨의 부인 B씨(당시 33)도 흉기로 찔러 큰 상처를 입히고 현금 약 1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 사건은 장기 미제 사건으로 분류됐으나 2015년 7월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강도살인죄의 공소시효가 없어지면서 2020년 수사가 다시 시작됐다.
검찰과 경찰은 과학수사를 통해 2017년 특수강간을 저질러 징역 13년을 선고받고 전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씨를 '안산 부부 강도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특정했다.
당시 사건 현장에 있던 검은색 절연 테이프에서는 이씨의 유전자(DNA)가 검출됐다. 이를 토대로 검찰은 지난 2024년 12월 이씨를 기소했다.
이씨는 "나는 안산에 가본 적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법의학 감정 결과를 보면 숨진 피해자는 저항하다가 (흉기에 찔려) 쓰러지고 다시 저항하다가 쓰러지면서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생존한 피해자 또한 잠을 자다가 갑작스레 배우자를 잃고 오랜 세월이 지나서도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저지른 강도살인은 재산상 이익을 목적으로 대체할 수 없는 존엄한 가치인 사람의 생명을 해치는 범죄여서 살인죄보다도 높게 처벌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주장한 모든 무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유죄로 판단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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