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서 개편안 최종 의결
기준 500억→1000억…연구형·구축형 투트랙 관리
“선도적 R&D 시스템…과학기술 강국 도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경.ⓒ데일리안DB
정부가 국가 대규모 연구개발(R&D)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폐지에 따른 후속 조치로 맞춤형 사전점검체계를 개편한다.
사전점검 대상의 대형 R&D 기준을 1000억원으로 상향하고, 연구형과 구축형 R&D로 구분해 사업의 적시성과 투자 효율성, 성공 가능성 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같은 내용의 ‘대형 R&D 사전점검체계 전면 개편 방안’을 최종 의결했다고 12일 밝혔다.
대형 R&D 기준 1000억으로…연구형·구축형 분리
개편안은 지난 1999년 도입된 이후 18년 동안 유지돼 온 국가재정법 기반의 예타 제도를 과학기술기본법에 근거한 R&D 맞춤형 사전점검제도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간 R&D 예타는 평균 2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돼 혁신 기술 확보의 적기를 놓치게 하거나, 과도한 행정 부담을 야기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정부는 신속성·유연성을 유지하면서도 사업 기획 부실이나 예산 낭비를 사전에 방지하는 관리 기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사전점검 대상이 되는 대형 R&D 사업의 기준을 기존 총사업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상향했다. 이는 물가 상승과 글로벌 기술 경쟁 심화에 따른 대규모 집중 투자 추세 등의 환경을 고려한 조치다.
특히 모든 R&D 사업에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던 과거와 달리, 사업 성격에 따라 연구형과 구축형으로 이원화해 각 유형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점검 체계를 시행할 방침이다.
연구형 R&D: 사업기획점검으로 신속성 확보
LG전자 연구원들이 '물과학연구소'에서 필터, 위생, 수질 등 물 관련 기술을 연구하는 모습.ⓒ뉴시
연구형 R&D는 인공지능(AI), 양자, 바이오 등 전략기술 개발, 기술사업화, 인력양성 등 연구개발 중심의 사업으로, 신속한 착수와 유연성 확보가 특히 중요하다.
정부는 1000억원 이상 신규 연구형 R&D 사업에 대해서는 예산심의 전에 사업 계획의 완성도를 점검하기 위한 사업기획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는 짧은 예산 심의 기간을 보완하기 위한 사전 검토 절차로, 예산 요구 전년도 11월부터 약 5개월간 진행된다.
점검 결과는 3월 중 각 부처에 통보돼 신규 사업계획의 미비점 보완 및 예산 요구안 편성에 활용될 예정이다. 2027년 예산안 편성의 경우 사업기획점검 기간을 올해 2~4월까지 예외적으로 조정한다.
또 유사 기술 분야 및 성격별 ‘사업군’ 단위로 점검을 실시해 사업 간 우선순위 조정, 재원 배분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개별 사업 중심이었던 기존 예타 대비 예산 심의와의 연계성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기존 8개 평가 항목을 시급성, 구체성, 중복성 등 4개 필수항목으로 간소화한 ‘사업기획점검’을 도입한다.
연구형 R&D는 자문회의 R&D 배분·조정의 일환으로 각 부처 사업기획보고서를 제출받아 전문위 기획보고서를 점검하는 과정을 거친 후 오는 6월 말까지 예산배분조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구축형 R&D: 전주기 심사제도로 예산 낭비 방지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 로켓광장에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1단형 고체추진 로켓 KSR-Ⅰ, 2단형 고체추진로켓 KSR-Ⅱ, 액체추진 과학로켓 KSR-Ⅲ, 우주발사체 KSLV-Ⅰ의 실물크기 로켓 모형 뒤로 별의 일주운동 궤적이 보이는 모습.ⓒ뉴시스
구축형 R&D는 연구시설장비 구축, 연구공간 조성, 발사체·위성 등 우주분야 사업 등이다.
이같은 구축형 R&D는 사업기획부터 설계, 구축까지 전주기 심사제도가 도입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사업 관리 난이도가 높고, 실패할 경우 매몰비용이 크며 사업이 끝난 후에도 지속적인 운영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000억원 이상 규모의 구축형 R&D 사업에는 사업추진심사 등 전주기 심사제도를 도입해 사업 기획부터 완료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세부적으로 사업추진심사에서는 기술 확보 여부와 사업관리 계획을 점검한다. 기존의 ‘가부’ 결정 방식이 아닌, 미비점이 보완되면 사업 추진이 가능한 ‘항목별 과락제’를 도입해 유연성을 높였다.
설계적합성심사는 설계 완료 시점에서 시공 가능성과 예산 적정성을 최종 점검하며 타당성이 현저히 낮을 경우 사업 중단까지 검토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한다.
또 주요계획변경심사의 경우 물가나 환율 변동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신속하게 사업 계획을 수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일각에서 제기된 구축형 R&D의 모호한 기준에 대해서는 정비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분야처럼 연구형과 구축형의 경계가 모호한 사업의 경우 구축형 R&D를 기준으로 심사하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신속한 추진보다는 신중한 투자 결정과 체계적인 관리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구축형 R&D는 연구현장의 합의에 기반해 추진하도록 하며 사업 기획 시 민간 협의절차 이행, 결과를 반영해야 한다.
단계심사 역시 체계개발·구축형과 조달형으로 구분, 체계개발·구축형은 단계적 심사를 통해 기술·예산 리크스를 줄인다. 체계개발·구축형은 R&D를 포함하며 설계·제작·시험·통합 등을 통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조달형은 복합 연구시설·장비의 단순 도입, 토목·건설 등이다.
홍 국장은 “구축형 R&D가 연구시설, 장비, 연구단지, 우주 분야 등으로 구분돼 있지만, 세부 기준은 과기정통부 규정으로 만들고 있다”며 “예를 들어 200억원 이상의 건설공사를 포함한 사업이나 단일 장비 하나가 500억원 이상인 것을 구매해 오는 사업, 시설 장비비를 1000억원 이상으로 편성하는 사업 등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 전문가 중심 심사…“글로벌 선도국 도약 초석”
모든 심사는 각 분야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검토위원회가 맡아 전문성을 높인다. 과기정통부는 새로운 제도의 현장 안착을 위해 행정 규칙 제정과 권역별 설명회를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18년 만에 예타 폐지에 이은 R&D 투자 심의 체계의 전면 개편은 대형 R&D의 신속성과 재정 투자 효율성 제고 측면에서 역대 과학기술 정책 중 가장 중요한 성과”라며 “이번 방안을 통해 대한민국은 글로벌 수준의 체계적인 R&D 투자·관리 시스템을 갖추게 돼 기술 추격형 국가에서 선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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