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8명은 평균 미만…노동 의욕 떨어뜨리는 ‘왜곡 수치’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2.19 11:11  수정 2026.02.19 11:16

직장인 평균 연봉 4500만원

중윗값 比 1083만원 높은 수준

내려치기 문화로 상대적 낙오감 형성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거리에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시스

우리나라 직장인 평균 급여가 소수 고소득자에 의해 연 4500만원까지 상승했으나, 실제 근로자 80%는 월 급여가 300만원 미만인 소득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며 노동 의욕 상실의 원인이 되고 있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24년 귀속 근로소득 신고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 1인당 연평균 급여는 4500만원이다.


소득 상위 0.1%인 2만여명의 평균 연봉 9억9937만원이 전체 평균값을 높인 결과다. 상위 0.1% 급여는 전체 평균의 22배가 넘고, 상위 1% 평균 연봉도 3억4630만원으로 전체 평균의 8배다.


실제 소득 수준을 나타내는 중위 연봉은 3417만원이다. 전체 근로자를 소득순으로 나열했을 때 정중앙에 위치한 수치로, 월 급여 환산 시 약 285만원이다.


이는 평균 연봉보다 1083만원 낮다. 하위 80% 근로자 평균 연봉은 3000만원 안팎에 머물러 직장인 10명 중 8명은 평균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평균의 함정은 ‘내려치기 문화’와 결합해 노동자에게 상대적 낙오감을 형성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상위 10% 사례가 보편적 기준으로 전파되며 과잉 비교가 일상화됐다.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는 직장인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대다수 근로자가 스스로를 평균 미달로 규정하는 기준 왜곡이 나타나고 있다.


심리적 박탈감은 노동 의욕을 무너뜨리는 기제로 작동한다. 임금 상승률보다 자산 가격 상승 폭이 큰 상황에서 중위 소득 이하 계층은 추가 노동을 통한 보상 체감이 낮다.


노동을 통한 주거 확보나 노후 해결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노력해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동기 붕괴 현상도 나타난다. 노력의 기대 수익률이 급감하며 노동의 심리적 효용이 감소한 것이다.


직장인 A씨(30대·남)는 “‘200따리’, ‘300충’ 이라는 신조어가 확산되는 모습을 보면 씁쓸함을 느낀다”며 “내려치기 문화는 사회 전반적으로 혐오감을 부추기는 집단 자해처럼 보인다”고 언급했다.


‘200따리’, ‘300충’은 월 급여 200만원대, 300만원대를 받는 노동자를 조롱하는 신조어다.


내려치기로 인한 심리적 박탈감은 구직 활동 없이 그냥 쉬는 ‘쉬었음’ 인구 급증에도 기여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20~30대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71만7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 규모다. 전체 청년층 인구 1235만8700명 중 5.8%가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셈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청년층 중심으로 사회계층과 관련한 심리적 우월감이나 박탈감을 표출하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며 “인터넷 교류가 활발한 한국사회의 경우 상향 비교를 통한 상대적 박탈감을 더 빨리 느낄 수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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