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인사업자 대출 금융채무 불이행자 16만6562명
전체 차주 중 5%가 채무 불이행…2020년 대비 3배 이상 ↑
상호금융, 불이행자 4배↑…저축은행, 10명 중 1명 연체
"건전성 악화 가중될 것…NPL 증가·조달비용 상승 불가피"
내수부진과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대출받은 자영업자 20명 중 1명은 빚을 제때 갚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자영업자 대출 부실이 은행권을 넘어 비은행권 전반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특히,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에서 연체율 상승폭이 커지면서 건전성에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영업자 부실까지 확대되며 비은행권이 '이중 부담'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이 나이스평가정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차주 중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16만6562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차주의 5% 수준으로, 5년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개인사업자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 개인 명의로 사업자 대출을 받은 차주를 의미한다.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해당 대출의 원리금 상환을 3개월 이상 대출 상환을 연체한 차주다.
코로나19 이후 금리가 반등하면서 과거 초저금리 시기에 대출을 받은 사업자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상호금융권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상호금융에서 대출을 받은 개인사업자 중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2020년 말 6407명에서 지난해 말 2만4833명으로 약 4배 늘었다.
은행권이 같은 기간 두 배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저축은행의 상황은 더 악화됐다. 전체 개인사업자 차주 수는 약 10% 감소했지만, 금융채무 불이행 차주는 오히려 40% 가까이 늘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차주 10명 중 1명이 3개월 이상 연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자영업자 부실 확대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60대 이상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5년 새 다섯 배 이상 증가했다. 고령 차주의 경우 소득 회복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부동산 경기 변동에 취약하다.
앞서 한국은행도 지난해 12월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고령 자영업자 대출 증가가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부실 확대가 금융당국의 규제 기조와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여전히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목표치를 초과한 금융사에는 다음 해 대출 한도를 차감하는 등 관리 강도를 높이고 있다.
동시에 PF 부실 정리와 충당금 적립 확대 등 건전성 관리 요구도 강화되는 추세다.
업계 안팎에서는 경기 둔화가 장기화될 경우 취약 차주가 밀집된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게다가 지역 기반 영업 비중이 높은 상호금융의 경우 지역 경기 침체가 심화될 경우 연체가 동반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부동산PF 부실 정리와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개인사업자 부실까지 확대되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의 자산 건전성 악화와 유동성 압박이 가중될 수 있다"며 "이미 PF 매각과 연체율 관리로 부담이 커진 상태에서 자영업 부실이 겹칠 경우 추가 NPL 증가와 조달 비용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책적으로는 부실의 조기 포착을 위한 모니터링 강화와 함께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조정 및 저금리 전환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고령 자영업자에 대한 맞춤형 재기 지원과 더불어 비은행권의 여신 심사 및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정비하는 중장기 대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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