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륜 상속인' 상속 제한 민법 개정…향후 소송 전망은? [법조계에 물어보니 696]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6.02.19 17:32  수정 2026.02.19 17:32

부양의무 중대위반 상속인 유류분·상속권 제한…민법개정안 본회의 통과

법조계 "상속권 상실 범위 확대, 사회적 변화 및 헌재 결정 취지 반영 결과"

"유류분 상실 사유 여전히 공백…부양의무 '중대 위반' 기준도 아직 추상적"

법무부ⓒ연합뉴스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이른바 '패륜 상속인'의 상속권과 유류분을 제한하는 민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상속제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됐다. 법조계에선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를 반영해 제도적 공백을 메운 조치"라면서도 "판단 기준의 불명확성으로 초기 분쟁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중대한 부양의무 위반'과 '특별한 기여'의 구체적 범위는 향후 판례를 통해 정립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상속인의 유류분과 상속권을 제한하고 부양 의무를 다한 기여상속인이 받은 증여를 보호하기 위한 민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최근 밝혔다. 개정법은 상속권을 상실시킬 수 있는 패륜 상속인(피상속인을 유기·학대한 상속인)의 범위를 '직계존속 상속인'에서 '직계비속, 배우자 등 모든 상속인'으로 바꿨다.


또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재산 유지 또는 증가에 기여한 상속인이 받은 보상적 성격의 증여는 유류분 반환 청구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기여 상속인의 권리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유류분(遺留分)이란 법정 상속인이 최소한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보장된 상속 재산의 일정 비율로, 유언의 자유를 제한하고 상속인의 생활 안정을 위해 법으로 보호하는 최소한의 몫이다. 유류분 반환 방식도 기존 '원물 반환'에서 '가액 반환' 원칙으로 바꿔서 상속 재산을 공유하면서 발생하던 분쟁을 줄이도록 했다.


지난 2024년 헌법재판소는 패륜 상속인에게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이 위헌이라고 판단했으나, 개정 시한을 넘겼음에도 법이 개정되지 않아 많은 유류분 소송이 지연됐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번 개정으로 정당한 상속인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게 됐다"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상속제도 정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서울가정법원 ⓒ데일리안DB

가사·상속 전문 김도윤 변호사(법무법인 율샘)는 "상속권 상실 범위를 모든 상속인으로 확대한 것은 사회적 변화와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를 반영한 결과이다"며 "다만 유류분 상실 사유가 여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점은 한계다. 앞서 헌재가 유류분 제도 자체는 합헌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세부 사유의 명확화를 요구했는데 이번 개정은 기여분 반영 부분만 담겼을 뿐 상실 사유는 여전히 공백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부양의무의 중대한 위반'이나 '특별한 기여'의 판단 기준이 추상적으로 규정된 데 대해서는 "민법은 일반법이라 세세한 기준을 담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며 "결국 판례 축적을 통해 기준이 정립될 수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해석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서울가정법원 판사 출신 신혜성 변호사(법무법인 율우)는 "상속 개시 전 상속권은 기대권에 가깝기 때문에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 상속권을 제한하더라도 위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일부 중대한 사유에 대해 상속결격을 인정해온 만큼 법체계상 정당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여상속인에 대한 유류분 반환 제한과 관련해서는 "실질적으로 부양을 책임진 상속인을 보호한다는 점에서 제도적 균형을 맞추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법조계에 물어보니'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