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장시간 노동 사업장 등 49개소 기획감독 실시
제조업체 45곳·항공사 4곳 모두 법 위반 확인
근로시간 위반 24곳…체불 32곳 적발
설 연휴를 앞둔 지난 11일 오전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시스
정부가 장시간 노동 사업장과 일부 항공사 등을 대상으로 기획감독을 벌인 결과, 전 사업장에서 근로시간 위반과 금품체불 등 총 261건의 법 위반이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교대제 운영 및 특별연장근로를 반복 활용하는 제조업체 45곳과 항공사 4곳 등 총 49개소를 대상으로 장시간 기획감독을 실시하고 23일 결과를 발표했다.
감독 결과 49개 전 사업장에서 근로기준·산업안전 분야 법 위반 총 261건이 적발됐다. 근로시간 위반이 24곳(49.0%), 금품체불이 32곳(65.3%)에 달했다.
평균 4.7시간 초과…공장 곳곳서 터진 연장근로 위반
제조업체 45개소에서는 총 243건의 위반이 적발됐다.
자동차 부품을 만들다 에너지저장장치 제조로 업종을 바꾼 한 사업장(329명 규모)에서는 업무 미숙 등을 이유로 생산이 불안정해지자 사무직 133명, 생산직 26명 등 총 159명이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했다. 초과 횟수만 38주, 평균 초과 시간은 주당 4.7시간이었다.
강관을 제조하는 다른 사업장(387명)에서는 해외 수주 납기를 맞추기 위해 생산직·사무직 197명이 연장근로 한도를 넘겼다. 초과 횟수 37주에 평균 12.5시간을 초과한 것이 당국에 적발됐다.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한 24곳 가운데 21곳이 교대제 운영 사업장이었다. 야간 근무조에서 초과 근무가 집중적으로 발생했으며, 이들 사업장의 산업안전 예방조치도 함께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체불 노동자도 적발됐다. 45곳 중 29곳에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총 약 22억3000만원이 미지급됐다.
표면처리 강재를 제조하는 한 사업장(224명)은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약 4억7000만원과 임금 약 6억2000만원,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약 1억5000만원 등 총 12억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통상임금 오산정, 고정OT 등 포괄임금 오남용이 주된 미지급 사유였다.
산업안전 분야 위반도 심각했다. 추락·감전·질식 등 중대재해 요인에 대한 안전·보건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3개소는 즉시 범죄인지 처리됐다.
골판지를 제조하는 한 사업장(78명)은 호보기 설비 상단 통로 끝단에 안전난간을 설치하지 않았고, 금형을 제조하는 사업장(46명)은 전기기기 기구의 충전부를 그대로 노출시켰다. 특수건강진단을 받지 못한 야간 노동자도 12개 사업장에서 165명에 달했다.
야간수당 지급않은 항공사…승무원 임금 수억 체불
지난해 10월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조합원이 업무를 하고 있다. ⓒ뉴시스
감독 대상에 오른 항공사 4곳도 모두 법 위반이 확인됐다.
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항공사가 4곳 중 3곳에서 적발됐다. 해당 항공사들은 브리핑 시간 등을 근로시간에서 제외하고 순수 비행시간만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는 방식으로 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한 항공사(A사)는 이런 방식으로 997명에게 야간수당 약 350만원을 미지급하고, 퇴직급여도 0.05만원씩 미지급해 총 약 3억5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다른 항공사(B사)는 같은 방식으로 867명에게 야간수당 약 358만원을 미지급했다.
기간제 승무원 차별도 드러났다. 한 항공사(C사)는 인턴 승무원에게 숙련도 등을 이유로 보장비행수당 약 554만원(235명)을 지급하지 않고, 일부 야간수당 약 1만6000원(6명), 휴일근로수당 다음 연도 연초 일괄 보상 관행으로 휴일근로수당 약 75만원(135명), 퇴직급여 5000원(미지급) 등 총 약 6억3000만원을 미지급했다.
산후 1년이 지나지 않은 승무원에게 시간외 근로 한도를 초과해 일하게 한 항공사도 2곳이 적발됐다.
연차휴가 사용 문제도 지적됐다. 4개 항공사 모두 연차휴가 시기 변경권의 행사 기준과 절차가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채 관행적으로 운영돼 왔다. 노동부는 이에 대해 시기 변경 절차를 제도적으로 정비하고 노동자에게 명확히 고지하도록 개선 권고 조치했다.
노동부는 위반 사업장에 시정지시와 금품체불 전액 지급을 명령하고, 불응 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산업안전 분야 위반에 대해서는 과태료 1억500만원을 부과했다.
노동부는 올해부터 장시간 근로감독 대상을 200개소로 확대하고, 자율 개선 사업장에는 컨설팅과 장려금 등 맞춤형 지원을 병행할 계획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장시간 노동은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구조적 문제”라며 “이번 기획감독을 통해 교대제와 심야 노동, 특별연장근로 운영 과정에서 현장 문제를 분명히 확인한 만큼, 이를 개선하는 데 감독 역량을 집중하고 야간 노동 규율 방안 마련 등 제도개선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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