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 D-1…원·하청 노사관계 대격변 예고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3.09 14:00  수정 2026.03.09 14:00

노란봉투법, 3월 10일부터 본격 시행

하청노조 교섭 요구 법적 근거 마련

정리해고·배치전환, 노동쟁의 대상 포함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대비 현장안착 지원방안. ⓒ고용노동부

원청을 사용자로 인정하고 쟁의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비율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3조(노란봉투법)가 10일부터 시행된다.


노란봉투법은 지난해 9월 9일 공포됐으며,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3월 10일 효력이 발생한다.


이번 개정은 원·하청 등 고용구조 속에서 실질적으로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원청과의 대화를 제도화해 원·하청 노사 간 자율적 교섭을 촉진하고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사용자 범위·쟁의 대상 확대…손배 책임비율제 신설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유최안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조합원(전 대우조선해양 하청 용접공)이 지난해 8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8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되자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법 시행으로 달라지는 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사용자 범위가 확대된다.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는 그 범위에서 사용자로 인정된다. 이에 따라 하청노동조합이 자신의 근로조건에 실질적 결정권을 가진 원청과 대화를 요구할 수 있는 기반이 보다 분명해진다.


둘째, 노동쟁의 대상이 확대된다.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이나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도 노동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노동부는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에 정리해고·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 등이 해당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지침’ 확정을 통해 이러한 변화가 현장에 일관되게 적용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라목을 삭제해 근로자가 아닌 자가 일부 포함됐다는 이유로 근로자가 주체가 돼 설립된 노동조합의 설립 신고를 반려하지 않도록 했다.


셋째, 쟁의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 제도가 바뀐다.


법원이 조합원 등의 쟁의행위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경우, 부진정연대책임 아래 노동조합 내 지위와 역할, 쟁의행위 참여 경위와 정도, 손해 발생에 대한 관여 정도, 임금 수준과 손해배상 청구금액, 손해의 원인과 성격 등에 따라 책임비율을 정하도록 했다.


노동조합과 근로자가 법원에 배상액 감면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사용자가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 등을 면제할 수 있다는 규정도 신설됐다.


교섭 판단지원 위원회 운영…설명회·현장 전담반 가동


지난해 7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노동조합법 개정안 수정 촉구 경제계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피켓으로 햇볕을 가리고 있다. ⓒ뉴시스

노동부는 개정법 취지 구현을 위해 세 가지 제도 안착 지원 방안도 마련했다.


우선 단체교섭 판단지원 위원회를 운영한다. 위원회는 법률전문가와 현장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부 유권해석 자문기구로, 원·하청 관계에서의 사용자성 여부 등 교섭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될 수 있는 주요 쟁점에 판단 기준과 방향성을 제시한다. 자문 사례를 축적·정리해 공개함으로써 노사 모두가 참고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이달 중 개정 노조법 설명회를 개최하고 상반기 동안 정기 세미나를 운영한다. 설명회와 세미나에서는 개정법 주요 내용, 사용자성 판단, 교섭절차 운영 등 핵심 쟁점을 중심으로 현장 적용 방향을 공유한다. 단체교섭 판단지원 위원회의 자문 사례와 판단기준도 함께 안내한다.


지방관서를 중심으로 전담반도 구성·운영한다. 해석지침과 교섭절차 매뉴얼을 토대로 원·하청 교섭절차를 안내하고 실제 현장 교섭에도 신속히 대응한다.


노사 간 공감대가 형성된 경우에는 전문가 상생교섭 컨설팅을 통해 실제 교섭에 이를 수 있도록 지원하고 모범적인 상생교섭 모델도 마련해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공공부문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자세로 노동계의 요구를 수렴해 소통·협의하고, 관계부처와의 협업을 상시화해 공공부문 근로조건과 처우를 개선할 수 있는 실효적인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개정법으로 갈등의 악순환이 끊어지고, 원·하청 노사 간 대화의 제도화로 신뢰가 회복된다면 ‘지속가능한 진짜 성장’이 가능하다”며 “정부도 일관된 원칙과 지원으로 현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며, 노사관계에서의 신뢰자산이 형성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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