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재개하는 한동훈…'당 재건 동력' 구심점 될까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6.02.24 04:15  수정 2026.02.24 04:15

'尹어게인' 장동혁 비판·질타하던 한동훈

대구 서문시장 시작으로 '전국 순회' 돌입

'장동혁과는 다르다'…'보수 재건' 내걸어

구심점 될지엔 "출마 등 정치적 책임 필요"

국민의힘 제명 처분이 확정된 한동훈 전 대표가 지난달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제명 처분 확정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외부 활동을 재개한다. '절윤'을 거부한 장동혁 대표와 당권파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숙주로 규정하고 끊어내지 못하면 보수가 망한다는 목소리를 전국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선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을 기치로 내걸고 본격적인 동력 마련에 시동을 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동훈 전 대표는 오는 27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으면서 외부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친한(친한동훈)계인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7일 낮 12시, 대구 서문시장. 윤어게인 집단에 맞서 보수의 '진짜 민심'을 보여주자"라고 해당 일정을 공식화했다.


한 전 대표가 외부 공개 일정에 나서는 건 지난 8일 서울 잠실실내경기장에서 연 '토크콘서트' 이후 처음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내가 제풀에 꺾여서 그만둘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는 분들은 그 기대를 접으라"며, 정계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한 전 대표의 활동 재개의 촉매가 된 계기는 지난 19일의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와 20일 장 대표의 선고 관련 반응이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자 페이스북에 "오늘을 계기로 내란죄로 단죄된 윤석열 노선을 추종해온 사람들이 더는 제1야당을 패망의 길로 이끌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그들은 이제 소수다. 상식적인 다수가 침묵하지 않고 행동하면, 제압하고 밀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20일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거부하고 '역주행'하는 메시지를 내자 한 전 대표는 재차 페이스북에 "장 대표는 단지 '윤석열 세력의 숙주'일 뿐 혼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자기만 살려고 당과 보수를 팔아넘긴 것"이라며 "보수 재건을 위해 장동혁을 끊어내지 않으면 보수가 죽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안팎에선 한 전 대표가 이 같은 메시지를 통해 '보수 재건'의 이미지를 선점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장동혁의 메시지는 극우를 기반으로 한 '가짜 보수'고 한동훈이 이끄는 중도·합리적 보수가 '진짜 보수'란 걸 선언한 것"이라며 "이를 전국적 지지로 이끌어내면 장 대표가 설 곳은 없어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보수 재건 시나리오 완성을 위해 한 전 대표는 대구를 시작으로 전국 순회에 나설 전망이다. 친한계 한 관계자는 "(한 전 대표가) 대구가 2·28 민주화 운동의 본거지인 만큼 이를 염두에 둔 방문 일정을 짠 것으로 알고 있고, 이후에도 다른 지역을 돌아다니며 보수 재건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국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1심 선고 결과 관련 입장을 발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 전 대표의 복귀에 대한 당 안팎의 의견은 긍정적인 편이다. 함경우 전 조직부총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한 전 대표가 지난 8일 토크콘서트에서 꺼낸 '복지를 위한 성장론'을 가리켜 "우리 보수 진영에서 당선 가능성을 갖춘 사실상 유일한 차기 대권주자라고 할 수 있는 한동훈의 국정철학, 국가비전 제시가 있었다"며 "나아가 대한민국의 '목표'가 되는 날이 곧 올 것이라 확신한다. 그것이 정답이고 옳은 것이며, 그래야만이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서 다함께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토크콘서트에서 한 전 대표는 △성장은 복지를 위한 도구이고, 복지는 성장의 목표다 △'AI 전환시대' 우리 대한민국이 더욱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양극화 문제 해소'가 국정 운영의 최우선 순위가 돼야 한다 △공공선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나아가 당내에선 한 전 대표가 '쇄신 세력' 전체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당권파가 윤어게인을 선택한 장 대표를 중심으로 뭉치고 있는 만큼, 이에 맞설 '합리적 보수'의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서다.


현재 국민의힘의 계파는 △당권파 △관망파 △친한계 △개혁파 등으로 나눠져 있다는 게 중론이다. 장 대표를 중심으로 강경 보수를 끌어안고 가는 계파인 당권파는 똘똘 뭉쳐있는 반면, 이에 맞서는 친한계와 개혁파는 결속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빈약한 결속력을 한 전 대표가 뭉쳐낼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사다.


한 전 대표의 활동과 메시지를 지켜봐야 하지만 우선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국민의힘 개혁파 의원 모임인 '대안과미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나와 한 전 대표의 행보 재개에 대한 질문에 "일단 당에서 제명은 됐지만 바깥에서 보수 재건, 보수 외연 확대를 위해 한 전 대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크다"면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구심점이 되려면 세력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한동훈 만큼 강한 세력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 보수 진영에 있느냐"라며 "더군다나 장 대표로 인해 제명까지 당하는 소위 피해자 프레임까지 갖고 있으니 확실한 대립각까지 세울 수 있어 이래저래 유리한 위치에 있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세력의 구심점이 되기 위해선 정치적 증명을 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상 확실한 길만 걸어왔던 한 전 대표가 이번 6·3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등의 정치적 결심을 통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금 보수가 지선이란 제사에는 관심이 없고 보수 재편이란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상황인데 이럴 때 한 전 대표도 자기 몸을 던져서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누군가가 믿고 따를 것"이라며 "지금처럼 보수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어디로 가서 승부수를 던지든지 하는 모습을 통해 더 큰 대의와 명분을 갖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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