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현대차, 극한 화재현장 첨단 로봇 투입…"사람 살리는 기술이라는 목표 구현"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입력 2026.02.25 08:41  수정 2026.02.25 08:47

24일 수도권119특수구조대서 기증식 개최… 첨단 무인소방로봇 4대 실전 투입

열화상 카메라·장애물 탐지 센서 등 탑재… 지하공간 화재 선제적 대응

김승룡 직무대행 "대원 안전 향한 오랜 고민, 현대차와의 협력으로 결실 맺어"

24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중앙119구조본부에서 열린 무인소방로봇 기증식에서 손을 맞잡은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왼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오른쪽)ⓒ소방청 제공

소방청(청장 직무대행 김승룡)은 24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에 위치한 중앙119구조본부 수도권119특수구조대에서 현대자동차그룹과 '무인소방로봇 기증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증식에는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소방청 및 현대자동차그룹 임원 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번에 도입된 무인소방로봇은 최근 잇따르고 있는 밀폐된 지하공간 사고 및 물류창고 등 대형 공간 화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고열·농연의 극한 환경에서 소방대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김 대행은 기증식에서 "우리가 최근 마주하는 재난은 과거의 경험으로는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고 위협적"이라며 "우리는 그간 소방대원 접근조차 어려운 위험한 현장 앞에서 대원들 숭고한 헌신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오늘 재난 대응 역사를 새롭게 쓰는 패러다임 대전환을 마주하고 있다"며 "이 로봇의 진정한 가치는 내열성이나 화재 진화 능력에 있지 않다. 모니터 화면 속 AI를 넘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피지컬AI가 가장 위험한 화염 속으로 직접 뛰어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사투 현장에 뛰어드는 소방관 여러분의 모습은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가치가 뭔지 다시금 일깨워 준다"며 "현대차그룹은 여러분이 지켜놓은 안전의 가치를 함께 실현하고자 소방청과 함께 무인소방로봇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기증하는 무인소방로봇은 현대차그룹의 핵심 기술을 집약해,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란 우리 공동의 목표를 구현한 새로운 모빌리티"라고 전했다.


24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중앙119구조본부에서 열린 무인소방로봇 기증식.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오른쪽 다섯 번째)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왼쪽 다섯 번째)ⓒ데일리안 김인희 기자

양 기관은 지난 2024년 11월 실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긴밀한 협력을 거쳐 인명 탐색 및 화재 진압에 최적화된 로봇을 완성했다.


현대로템의 다목적 무인차량을 기반으로 제작된 이 로봇은 고열에 견디는 특수 타이어와 6륜 독립구동 인휠모터 시스템을 갖춰 장애물이 많은 현장에서도 원활한 기동이 가능하다.


또한 50미터까지 물을 분사할 수 있는 방수포와 자체 분무 시스템은 물론, 시야 확보가 어려운 농도 85% 이상의 연기 속에서도 17미터 범위까지 사물과 구조물을 식별할 수 있는 적외선 센서 기반의 시야개선카메라 등 최첨단 센서를 탑재해 발화지점이나 구조대상자를 찾고 화재진압이 가능하다.


또한 소방호스 견인 보조 롤러를 통해 경사로 구간에서도 소방호스를 최대 120m까지 견인할 수 있으며, 호스 꼬임 방지를 위한 자동 풀림·감김 기능의 릴호스 적용, 야광호스를 적용해 화재현장에서 탈출경로 표시 등의 부가기능도 갖추고 있다.


무인소방로봇은 앞서 경북소방학교에서 모의 화재 시험을 거쳐 현장 적합성 검증을 마쳤다. 특히, 시범 운영 기간이었던 지난 1월30일에는 충북 음성군 공장 화재 현장에 처음으로 투입되어 현장 정보 수집과 방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실전 대응 능력을 입증했다.


24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중앙119구조본부에서 무인소방로봇이 방수 성능을 시연하고 있다. 무인소방로봇은 최대 50미터 거리까지 방수가 가능하며, 장애물 돌파 기능을 갖추고 있어 소방대원 진입이 어려운 재난현장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데일리안 김인희 기자

소방청은 이날 현대차그룹으로부터 기증받은 4대의 로봇 중 2대는 중앙119구조본부 수도권119특수구조대와 영남119특수구조대에 배치, 화재 현장에 실전 투입되고 있다. 나머지 2대는 오는 3월 초 경기 화성소방서와 충남소방본부에 추가 배치하여, 화재 다발 지역 및 대형 산업시설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 실증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무인소방로봇은 전용 운반차량과 패키지로 운용되며, 로봇과 운반차량을 합친 패키지 단가는 약 21억원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화재현장에서의 실증을 거쳐 해외시장으로의 판로 개척도 검토하고 있다"며 "AI와 결합한 대한민국의 소방기술력이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무인소방로봇ⓒ소방청 제공

정의선 회장은 "이번 4대 기증을 시작으로 재난현장에서의 사용평가를 거쳐 기능을 개선하고 100대까지 생산해 전국 소방관서에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6월 개원하는 국립소방병원엔 차량과 재활 장비를 지원해 소방관들의 빠른 회복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소방청과 현대자동차그룹은 안전한 사회 조성을 목표로, 재난 현장 최일선에 선 소방대원들의 안전과 복지 향상을 위해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3년 대원들의 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현장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특수 제작한 프리미엄 '소방관 회복지원차' 10대를 기증했으며, 2024년에는 실효성 있는 전기차 화재 대응을 위해 배터리 팩을 관통해 물을 분사하는 'EV 드릴 랜스'를 개발해 소방청에 250대를 지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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