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고점론 인식 확산…‘하락장 진입’보단 ‘일시적 조정’에 무게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6.02.25 06:00  수정 2026.02.25 06:00

전방위 규제에 집값 상승 기대감 한풀 꺾여

다주택자 매물 출회 속속, 실수요자는 ‘관망세’

“거래 자체가 힘들어…집값 결국 우상향할 것”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부의 고강도 규제와 다주택자를 향한 전방위 압박 등이 맞물리면서 몸값을 낮춘 매물들이 속속 등장하고 집값 상승 기대감은 크게 꺾인 모습이다.


이에 일각에선 부동산 하락장 진입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일시적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주춤한 가운데 향후 주택 가격에 대해서도 부정적 전망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8로 한 달 전 대비 16포인트 급락했다. 지난해 12월 121, 지난달 124로 오름세를 나타내다가 3개월 만에 하락했다.


이는 금리 인상에 따라 집값이 하락 전환했던 지난 2022년 7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집값 상승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로 이번 하락으로 장기 평균치인 107에 근접하게 됐다. 지난 1년간 집값 상승론이 우세했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한은은 이를 두고 지난해부터 지속돼 온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과 함께 최근 결정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조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최근 들어 주춤한 데다 대출 규제와 정부의 추가적인 세제 개편 가능성 등이 더해져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영향도 크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8564건으로 한 달 전보다 21.6%나 늘어났다. 전국에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건 서울이 유일하다.


매물이 늘면서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도 3주째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달 26일 0.31% 오른 이후 2월 들어 지난 16일까지 0.27%→0.21%→0.15%로 상승 폭이 줄고 있다.


주택가격전망지수 43개월 만에 최대 낙폭
李 “집값 상승 기대감 줄어드는 게 당연” 자신감
통계 왜곡…단기간 매물 늘겠지만, 거래 잠김 불가피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집값 상승 기대감이 낮아졌단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다주택을 유지하든 비거주 투자용 주택을 보유하든 평당 3억씩 하는 초고가 주택을 보유하든 자유지만 비정상의 정상화에 따른 위험과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그러면서 “시장에 맞서지 말라는 말도 있지만 정부에 맞서지 말라는 말도 있다”며 “부동산 정상화는 어려운 일이지만 계곡 불법 시설 정비나 주식시장 정상화보다 쉬운 일이며 비정상적인 집값 상승세가 이번 정부에서도 계속되리라는 기대는 줄어드는 게 당연하다”고 부연했다.


이에 일각에선 이같은 시장 흐름이 이어지면서 집값 하락장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본격화를 앞두고 일시적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데 무게를 싣는다.


집값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인 공급부족은 해소되지 않은 데다 매도와 매수도 모두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서울-지방, 같은 지역 내에서도 신고가와 신저가가 공존하는 양극화가 극심한 만큼 집값 안정 및 하락 전환을 기대하긴 어렵단 진단이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 연구소장은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바뀌고 저가 거래도 조금씩 이뤄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집을 팔기가 어려운 만큼 이러한 분위기는 한 두 달 정도에 그칠 것”이라며 “두 달 매물이 늘고 4년 간 잠길 텐데 수급 요인에 따라 집값은 장기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6월 선거도 있고 종부세가 어떻게 될지도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정책적인 부분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며 “이미 대출에 대한 초강력 규제가 적용되는 상황에서 남아 있는 대출까지 규제되면 사기도 팔기도 어려워 거래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세제 관련 강력한 메시지를 계속해서 내다보니 초반에 계산기만 두드렸던 분들이 보수적으로 보고 매물을 내놓는 등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전반적인 하락 장세가 펼쳐질 수는 있겠으나 추세적으로 급락까지 갈 거라 판단하긴 이르고 대출 관련 안전장치를 많이 해둔 탓에 거래는 뚝 끊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역시 “한은 지표는 전국적인 지수여서 통계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핵심지 가격은 결국 우상향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당분간은 각종 규제로 시장이 안정되거나 안정되는 듯한 착시효과가 나타나겠지만 집을 원활하게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신고가와 신저가가 공존하고 있다”며 “매도·매수 규제가 함께 이뤄지는 데다 장기적으로 건축비 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맞물려 있는 만큼 이 같은 지표는 해석을 잘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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