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지방선거 결과에 직을 건다’고 선언해야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2.26 07:07  수정 2026.02.26 07:07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공천 혁신 서약식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추진하던 당명 개정이 무산됐다. 책임당원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당명을 공모해 최종 2개 후보로 압축까지 했으나 최고위원회의에서 제동이 걸린 것이다. “당명 개정은 강령 및 기본정책 개정과 함께 이뤄지는 것이어서 지방선거까지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방선거를 불과 100일도 안 남겨둔 시점에 당명을 개정한다는 것은 애당초 무리였다. 당 소속 후보들이 새로운 당명으로 홍보하기에 너무 촉박하고,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줘서 오히려 불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명 개정을 추진했던 이유는 정체의 늪에 빠진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책이었을 것이다.


이번 당명 개정과 관련해서 장 대표는 “당명 개정은 과거의 여러 부정적인 유산을 씻어내고 미래로 새롭게 나아가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장 대표가 언급한 ‘부정적인 유산’이 과연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으나, 지금 국민의힘을 옥죄고 있는 가장 큰 ‘부정적인 유산’은 단연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실정(失政)이다. 이른바 ‘윤 어게인’ 세력들은 계엄령을 ‘계몽령’이니 하며 옹호하고 있지만, 일반 국민들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주장이다.


이는 윤 전 대통령 내란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두고 실시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확인할 수 있다. 그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에서 75%가 중형(사형 32%, 무기징역 43%)을, 18%가 무죄를 예상했지만,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경우 중형 41%(사형 5%, 무기징역 36%), 무죄 53%였다. 중도층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는 중형 82%(사형 31%, 무기징역 51%), 무죄 12%로 그 괴리가 더 크다(2.14,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 여론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단절을 거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위 1심 선고 결과와 관련한 견해를 밝히며 “계엄은 내란이 아니다”라고 재확인했다. ‘윤 어게인’ 세력과 절연해야 한다는 당내·외 요구에 대해서도 “절연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일”, “단호하게 절연해야 할 대상은 절연을 앞세워 당을 갈라치기 하는 세력들”이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최근 개최된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의 ‘절윤’ 요구에 대해서도 한 여론조사(MBC)를 인용하며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가야 한다는 비율은 70%”라며 당원들의 뜻에 따를 것임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선거에 임하는 데 있어 올바른 판단이 아니다. 당내 경선이라면 당원의 뜻을 따르는 게 우선이겠지만, 일반 선거에 있어서는 당원의 뜻보다 일반 국민의 뜻이 더욱 중요하다. 설령 당원의 뜻과 배치되더라도 국민이 원하는 것이라면 거기에 따르는 것이 당연한 선거 전략이고, 승리 공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인권을 침해한 독재자”라고 비난했지만,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에는 TK 지역을 방문해 “산업화의 성과를 냈다”, “명백한 과오가 있긴 하지만 대한민국을 산업화를 통해 경제 대국으로 만든 공이 있는 사람”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듯이 말이다.


그간의 언행으로 보아 장 대표가 ‘절윤’을 선언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오히려 그 입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일부에서는 그가 ‘절윤’을 거부하는 이유로,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더라도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가야한다”는 강성당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당 대표직 (임기 2년)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하기도 한다. 그럴 수도 있겠다.


선거에서 지더라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당 대표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참패한다면 사정이 다르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 참패당한 정당의 대표가 그 직을 유지한 전례가 없다. 장 대표도 마땅히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직을 걸어야 한다. 이왕이면 선거 전에 그런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면 더욱 좋을 듯하다. 그래야 ‘당권만 사수하려 한다’는 세간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지지세를 결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은 폭주하는데, 이를 견제해야 할 제1야당의 꼴이 하도 참담해서 하는 말이다.

글/ 이기선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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