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경찰 '사건 핑퐁' 역대 최다…보완수사권 향방 주목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6.03.03 17:26  수정 2026.03.03 17:36

3∼4월 중 보완수사권 의견 수렴 집중 진행

檢, 작년 경찰에 11만6231건 보완수사 요구

국민 45%, 검찰 보완수사권 인정 긍정 입장

법조계 "수사 지연에 실체적 진실 파악 뒷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데일리안DB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돌려 보낸 사건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사권 조정 이후 검·경 간 '사건 핑퐁'이 빈번해지며, 수사 지연에 따른 국민 피해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향후 수사·기소 분리로 수사 지연 문제가 지속될 수 있단 관측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보완수사권 관련 집중 논의에 돌입할 계획이라 합리적 방안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3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보완수사권 등 형사소송법 쟁점에 대해 3∼4월 중 의견 수렴을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이를 통해 수사·기소 분리를 통한 형사사법체계 개선 과정에서 우려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하겠단 방침이다.


정부는 이날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안을 확정했다. 중수청의 수사 범위를 기존 9개 범죄에서 6개 범죄로 좁히고, 조직을 수사관 단일 직급 체계로 일원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부 수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검찰개혁의 첫 번째 숙제를 마친 만큼 정부는 개혁의 최대 쟁점으로 꼽히는 보완수사권 문제 논의에 착수한다. 쟁점은 검찰청을 대신할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 여부다.


보완수사권 문제를 두고 당정의 의견은 일부 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일부 보완수사권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은 공소청 검사에 보완수사 '요구권' 만을 부여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정한 상황이다.


정부는 공론화 기간 동안 각계각층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해 보완수사권 관련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우선 오는 11일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 공개토론회, 16일 추진단 주관 종합토론회 등을 진행한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가운데 국민 다수는 공소청 검사에게 직접 보완수사권을 인정하는 방안에 대해 긍정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검찰개혁추진단이 발표한 '검찰개혁 관련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검사의 보완수사권 인정 여부에 대해 국민의 45.4%가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부정 의견은 34.2%로 집계됐다.


이는 검찰개혁과 관련해 '중대범죄 대응 역량 약화(28.9%)'와 '사건 처리 지연(27.1%)' 등에서 우려된다는 조사 결과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해당 여론 조사는 지난해 12월17일부터 올해 1월25일까지 일반 국민 4000명과 전문가 및 관계 공무원 19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실제로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 지연이 심화되고 있어 수사와 기소 분리 시 검·경 간 송치와 보완수사·재수사 요구가 오가는 '핑퐁' 현상은 심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과거 검찰은 수사 시작부터 기소까지 지휘권을 가졌으나 수사권 조정으로 현재는 직접 수사 범위가 제한되고 있다.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 참사 등 중요 범죄 위주로만 개시할 수 있고, 수사지휘권 폐지로 보완수사 요구를 통한 사후 통제만 가능하다.


경찰 관련 이미지. ⓒ데일리안DB

최근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해 경찰이 송치한 사건 75만2560건 중 14.7%에 달하는 11만6231건에 대해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돌려 보냈다.


전체 송치 사건은 2024년(77만8294건)과 비교해 3.3%(2만3734건) 감소했으나, 보완수사 요구는 전년(10만4674건)과 비교해 11.0%(1만5557건) 늘어난 것이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우상향 추세다. 2021년 8만7173건으로 집계된 이후 3년(10만3185→9만9888→10만4674건) 간 10만 건 내외를 기록하다가 작년 11만건을 돌파했다. 보완수사 요구율도 처음으로 14%대를 기록했다.


법조계는 보완수사와 관련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수사 지연에 따른 피해는 국민들이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소유지 난항에 따라 재판에도 영향을 미쳐 실체적 진실 파악이 불가능해질 것이란 우려도 내놨다.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없애고 보완수사 요구권만 부여할 경우 책임 없는 사건처리가 계속될 수 있고, 그로 인해 고통 받는 피의자와 피해자가 늘 것"이라며 "지금도 검찰에서 6개월이 넘어 처리되는 사건들이 부지기수인데, 사건 발생일부터 2년이 지나 기소·재판이 진행될 경우 기억에서도 희미해져 실체적 진실 발견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공소제기를 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에 직접 수사를 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며 "보완수사 요구가 계속 반복되면 실체적 진실 파악에 어려움을 겪을 뿐 아니라 기소 이후에도 공소유지도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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