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앙윤리위 처분의 절차적·실체적 하자 강조
"'SNS 게시' 아동 사진, 이미 불특정 다수에 공개된 상태"
"배 의원 징계, 형평 원칙 위반 및 재량권 일탈·남용 해당"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배현진 의원이 지난달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당원권 1년 정지' 징계를 내린 당 중앙윤리위원회 처분이 정당하지 않다며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제기한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다.
A4 용지 12쪽 분량의 법원 결정문에는 "징계사유에 관한 충실한 심의를 거치지 않고 균형을 벗어난 징계양정(量定)을 했다"며 국민의힘 중앙윤리위 처분의 절차적·실체적 하자를 조목조목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합의51부(권성수 수석부장판사)는 전날 배 의원이 국민의힘을 상대로 신청한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의 배 의원 징계 처분 효력은 본안 사건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정지되고 배 의원의 당 서울시당위원장 복귀가 가능하게 됐다.
앞서 지난달 13일 국민의힘 윤리위는 배 의원에 대해 당원권 1년 정지 처분을 의결했다. 배 의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일반인의 미성년 자녀 사진을 올리며 그들의 명예를 훼손해 당내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데일리안이 확보한 A4 용지 12장 분량의 가처분 인용 결정문에서 재판부는 "채무자(국민의힘)가 징계사유에 관한 충실한 심의를 거치지 않고 균형을 벗어난 징계양정을 함으로써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규정했다.
"적법 절차 준수하지 않은 채 긴급히 진행…충실한 심의된 것인지 의심"
재판부는 징계 과정에서 배 의원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와 적법한 통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결정문에 따르면 당 중앙윤리위는 금요일이었던 지난달 6일 5차 회의에서 배 의원에 대한 소명절차를 진행하기로 의결했다. 이어 당 중앙윤리위는 텔레그램을 통해 서울시당 사무처장 조모씨에게 '제6차 중앙윤리위원회 심의를 위한 소명서 제출 및 출석요청의 건' 문서를 전달했다. 조씨는 같은 날 배 의원에게 소명요청서를 전달했다. 해당 소명요청서에는 같은 달 10일 오후 3시까지 소명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러나 해당 서류는 같은 달 9일 우체국에서 발송돼 소명서 제출시한이 경과한 같은 달 11일 오후 1시45분경 배 의원에게 도달했다.
그러나 실제 징계 심의 회의는 소명서 제출시한 이전인 같은 달 10일 오전 10시에 이미 시작됐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위원회가 직접 징계안건을 회부한 경우 지체 없이 그 사실을 대상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는 당 윤리위원회 규정 제15조를 언급하며 "이는 징계대상자에게 사전에 징계혐의를 '서면으로' 통지해 징계대상자로 하여금 징계사유를 명확히 확인한 후 실질적인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조씨에 대한 이 사건 소명요청서 교부가 곧 위 윤리위원회 규정 제15조에서 정한 채권자(배 의원)에 대한 서면 통지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도 쉽지 않다"며 "징계절차가 채권자에 대한 서면 통지 등 채무자 스스로 정한 적법한 절차마저도 준수하지 않은 채 긴급히 진행된 사정 또한 채무자가 충실한 심의를 거쳐 징계를 한 것인지에 대한 의심이 들게 하는 사정"이라고 판시했다.
"미성년 아동 사진 게시 부적절하지만 객관적 징계라고 보기 어려워"
이와 함께 재판부는 배 의원이 미성년 아동 사진을 SNS에 게시한 것이 당 중앙윤리위 징계 처분의 결정적인 근거가 된 것과 관련해 "부적절하고 잘못된 행동"이라고 규정하면서도 "객관적 사실관계나 실질적 내용 등을 충실히 검토해 그 객관적 비위사실에 비례하는 (징계)양정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당 중앙윤리위는 배 의원이 아동의 사진을 동의 없이 공개해 '디지털 아동학대'를 저질렀다고 봤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당 아동의 사진은 댓글 작성자의 프로필에 게시돼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상태였다"며 "'동의 없이 공개한 행위'로 확대 해석해 그 비위 정도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한 징계양정 심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과거에 한 다른 징계사안과 비교할 때 당원권 1년 정지는 지나치게 무거워 형평의 원칙 위반 및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며 배 의원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청사 전경 ⓒ서울남부지방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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