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개혁하려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지 않아야"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6.03.09 09:59  수정 2026.03.09 11:46

"개혁, 외과 시술적 교정 유용할 때 많다"

"사법 부정, 법원 전체 아닌 일부의 문제"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준장 진급 장성 삼정검 수여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며 "검찰개혁이든 노동·경제개혁이든 언론개혁이든 법원개혁이든 그 무슨 개혁이든 그래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9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개혁은 외과 시술적 교정이 유용할 때가 많다'는 제목의 글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옥석을 분명히 가려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글은 지지자로 추정되는 한 엑스 이용자가 지난해 5월 대법원의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과 관련 '조희대가 아닌! 법원 전체가 제1야당 대표이자 차기 대권 유력 후보자를 낙마시키고 감옥에 넣으려 했었네요!'고 주장한 글에 답변하는 형식을 취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사회에 문제가 많다지만 구성원 모두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부패하고 부정의한 조직으로 비난받는 조직도 대개는 미꾸라지 몇마리가 우물 흐리는 것처럼, 정치화되고 썩은 일부의 문제이지 대다수는 충직하게 공직자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법원에도 정치적 사적 때문에 정의를 비트는 경우가 있지만, 사법정의와 인권보호를 위해 법과 양심에 따라 용기 있게 판결하는 법관들이 훨씬 많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수십년간 법정 변호를 생업삼아 수천건의 송사를 했지만 악의적 왜곡으로 의심되는 판결은 열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였고, 대다수 법관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정의와 진실을 위해 노력했다"며 "우리의 사법 신뢰도는 세계적 수준이라는 게 법조인으로서 저의 믿음이었고, 개인적 경험으로 보더라도 그렇다"고 했다.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을 두고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 방탄법'이라는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사법개혁이 감정적 대응이 아닌 필요한 부분만 도려내는 개혁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사법개혁안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내 강경파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개혁 대상인 '문제 인사'로 조희대 대법원장을 지목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례를 들어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시민운동과정에서 부동산 비리 기득권과 부딛치면서 시작된 부패 검찰의 수사·기소권 남용으로 오랫동안 기소와 구속영장 청구가 반복됐지만 양심적 법관들의 정의로운 판결 덕에 제가 지금껏 살아남아 대통령 직무까지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지사로 당선된 2018년 12월 검찰이 나를 허위사실공표 공직선거법위반 3건, 형님을 강제입원시키려 했다는 직권남용죄 1건 등 총 4건이나 기소했지만 결국 다수의 법관들이 무죄판결 함으로써 정치적으로 살아남았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정권 당시 "'시장으로서 돈을 더 많이 못벌었'으니 배임죄, '성남시 행정을 하면서 시 산하기관에 이익을 주게 하였'으니 제 3자 뇌물죄, 모르는 업자가 북한에 100억원을 방북대가로 주는 걸 승인했으니 제3자 뇌물죄" 등으로 기소됐던 점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검찰이 기소할 때마다 결국 법원이 법과 양심에 따라 무죄판결할 것으로 믿었고 지금도 믿는다"고 했다. 또 "나의 구속영장에 국회가 가결 동의 했을때 서슬퍼런 윤석열 정권 치하이고 윤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대다수였으니, 영장판사가 정권과 대법원의 압박을 이겨내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 영장판사의 용기있는 판결로 구속영장은 기각되어 또 한번 기사회생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 역시 나를 기소할 때마다 법원이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며 "검찰은 증거도 논리도 없는 사건을 대량 기소해놓고 재판지연을 위해 증인을 수 백명(성남FC 사건은 578명) 수 십명씩 신청하며 시간을 끌었는데 조기에 결론 나는 것을 막고 저를 법정에 가둬두려 한 것"이라고도 적었다.


이어 "검찰이 그나마 유죄가능성이 있다고 보아 굳이 분리해 신속진행한 위증교사 사건은 재판부가 검찰의 기대와 달리 무죄를 선고해 또다시 내가 살아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이 증인을 50명 넘게 신청하며 2년이 넘도록 질질 끌던 선거법사건은 이해하기 어려운 과정을 거쳐 재판장이 바뀐 후,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고 유죄에 심지어 징역 1년이라는 황당한 판결이 났지만 서울고등법원은 대법원 판례에 충실하게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또다시 기사회생 했다"고도 피력했다.


특히 "사법 부정은 법원 전체가 아니라 일부의 문제임을 알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문제를 제거하고 문제인사에게 엄정한 책임을 묻되 무관한 다수 구성원들이 의욕을 잃거나 상처 입게 하는 것은 최소화 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아무리 어려운 개혁이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되, 개혁으로 인한 상처와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조심 또 조심해야겠다"며 "국민통합과 개혁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과제를 모두 원만하게 이행하기 위한 제 나름 고심의 결과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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