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구역, 주택 분양 방식 놓고 입장차…3구역은 전문관리인 선임 갈등
장기간 지지부진한 재개발…조합원 불만 속출
10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북아현2구역' 내 골목 전경.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총 가구수만 7600가구에 달해 서울 강북권 최대 재개발로 꼽히는 서대문구 북아현2·3구역이 인허가권자인 서대문구청과 불협화음 속 절차가 멈춰섰다. 조합의 계획을 구청이 지적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대문구청은 전날인 10일까지였던 북아현2구역 관리처분계획 인가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구청에서 지난 1월 조합에 관리처분을 위한 보완을 요청했는데 조합에서 아직 이에 대해 회신하지 않은 탓이다.
구청이 지적한 문제는 조합의 주택 분양 방식이다. 지난 1월 구청은 조합에서 추진했다가 철회한 '1+1' 분양을 재검토하라고 지적하면서 조합에 향후 조치계획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지난 2022년 조합은 지분이 큰 다주택자 대상으로 한 가구를 조합원 분양가로 분양하고 한 가구는 일반분양가의 90%로 추가 분양 하는 '1+1' 분양안을 마련했다. 다만 구청이 다주택자가 추가로 공급받는 주택의 분양가도 조합원 분양가로 공급해야 한다고 안내하자 조합은 총회를 열고 다주택자의 1+1 분양안 철회를 의결했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조합에서 구청에 제출한 자료가 없어 관리처분계획 처리가 멈췄다”며 “조합에서 자료를 제출하면 처리 기간을 다시 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청은 보유 지분이 많은 조합원에게 여러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분양 신청자에게 더 균형 있는 배분이라고 주장했다. 1월 구청이 조합에 보낸 공문에 따르면 조합이 제출한 관리처분계획대로 분양할 경우 조합원 토지면적 53%를 가진 2주택자가 조합원 분양 후에는 37%만 가지게 된다. 반면 2주택자에게 2주택을 분양하면 이들의 분양면적은 46%로 늘어난다.
다만 조합에서는 법정 다툼이 이어지고 있는 사안에 대해 구청의 요구를 쉽게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합이 1+1 분양을 취소한 후 분양 대상자가 이에 불복해 총회결의 무효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앞서 진행된 1심에서는 조합이 승소했고 2심에서도 항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조합에서는 구청의 요구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면서도 고민이 깊은 모습으로 관리처분 인가 시점 또한 불투명해지고 있다.
북아현2구역 관계자는 “총회를 거친 사안을 조합 집행부가 임의대로 바꿀 수 없는 상황”이라며 “모든 것을 망라해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북아현2구역' 내 골목 전경.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북아현2구역 맞은편 북아현3구역도 구청과 갈등을 빚고 있어 사업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5월 구청은 조합이 제출한 사업시행계획 변경안을 반려했다. 이에 조합은 행정심판을 신청하는 등 구청에 맞섰지만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는 이를 기각하며 구청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집행부가 모두 사퇴하며 조합장 직무대행이 조합을 이끌고 있다.
조합 집행부가 물러났음에도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구청과 조합은 조합장 자리를 대신할 전문조합관리인 선임을 두고 입장 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은 조합에 전문조합관리인을 선임하라고 요구했지만 조합은 반대하고 있다.
양측 갈등 조정 여부는 이달 말 정해질 전망이다. 10일 조합은 오는 28일 두 차례 총회를 열고 사업을 추진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첫 총회에서는 전문조합관리인 선임 여부를 투표에 부치고 두 번째 총회에서는 사업시행계획 변경안에 대해 논의한다.
조합장 직무대행은 이날 조합원에게 보낸 안내문에서 “전문조합관리인 안건을 먼저 처리하고 안건이 가결되면 사업시행인가 문제는 새로 선임되는 전문관리인에게 맡기기로 했다”며 “(전문관리인 선임 안건이) 부결된다면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조합 내부 갈등 속에서 총회가 일정대로 열릴지는 미지수다. 일부 조합원은 오는 21일 조합장 직무대행 해임을 위한 총회를 열기로 했다. 또 28일 총회가 열리더라도 그 결과에 따라 조합 혼란이 커지거나 구청과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는 점도 부담이다.
북아현 2구역과 3구역 모두 구청과 입장차에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면서 올 상반기까지 이들 사업이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는 6월 3일로 예정된 지방선거 일정을 감안하면 사업이 아예 하반기로 미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조합원들의 불만도 확산하고 있다. 이들 구역 모두 조합원 수에 비해 총 가구수가 많아 사업성이 우수한 구역으로 꼽히는데 속도가 지지부진해 사업이 장기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이 공사비가 오르고 조합의 금융 비용이 늘어나는 등 조합원의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북아현 2구역 조합원인 A씨는 “이미 1심과 2심에서 조합의 절차에 문제 없다고 판결했는데 인허가권자인 구청에서 이에 반하는 요구를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사업을 하지 말라는 뜻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