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증상 치료 못 받고 전역 후 숨진 군인…법원 "재해 부상 군경으로 봐야"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6.03.13 12:22  수정 2026.03.13 12:22

유족 "군 복무 기간 중 학대 등으로 정신질환 악화"

재판부 "제때 치료받지 못한 것, 병세 악화 영향" 판단

부산지방법원 ⓒ연합뉴스

군 복무 중 이상 증상을 보이는데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전역한 뒤 숨진 군인을 재해 부상 군경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방법원 행정단독(박민수 부장판사)은 A씨 유족이 부산보훈청을 상대로 제기한 '보훈보상대상자유족 등록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지난 2004년 10월 육군에 입대해 강원도 한 부대에서 복무했다.


당시 A씨는 수시로 혼잣말하거나 내무실에서 뜻밖의 행동을 하는 등의 이상 증상을 보였다. 자대 배치 이듬해인 2005년 5월 정신과적 관찰이 필요하다는 국군춘천병원 진단이 나왔고, 그다음 해 4월 해리성 운동장애가 의심돼 진료를 받기도 했다.


2006년 11월 전역한 A씨는 5년 뒤인 2011년 2월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은 아들이 군 복무 중 학대와 따돌림으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질환이 발병하고 악화했다며 2023년 5월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다. 그러나 보훈청은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생긴 상이 때문에 병이 났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A씨 유족은 아들이 군 복무 기간에 당한 학대 등으로 정신질환이 악화했고, 전역 뒤 스스로 목숨을 끊어 보훈 보상대상자로 지정돼야 한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가 군 복무 중 제때 치료받지 못한 것이 병세 악화에 영향을 줬다고 판단했다.


부대 측은 A씨가 보인 행동을 군무 기피용 거짓 증세로 여겨 일주일 치 약만 줬고, 경계근무 태도 불량을 이유로 세 차례 영창에 보냈다.


또 '관심병사'로 분류해 A씨가 부대원들로부터 따돌림 대상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박 부장판사는 "군 직무수행이 망인(A씨)의 개인적 취약성을 발현 또는 악화시키는 환경적 인자로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재해 부상 군경 요건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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