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남한 면적 75% 얼음 사라져
두껍고 오래된 얼음 대량 줄어
북극 해빙은 이미 임계점 지나
대응 전략 수립 10년 이상 앞당겨야
북극 빙하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2050년 이전에 북극 무빙해(無氷海, Ice free Arctic)가 출현할 것이다. 파리협약 목표인 1.5℃ 달성 시나리오를 적용해도 무빙해는 발생한다. 모든 탄소배출 시나리오에서 무빙해 출현은 불가피하다. 북극 해빙 시스템이 이미 돌이키기 힘든 티핑 포인트(임계점)를 지났거나 온난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진경 극지연구소 정책협력부장은 2050년이면 북극의 얼음이 모두 녹을 거라고 했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어떤 시나리오를 써도 북극의 무빙해는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이미 임계점을 지났다는 설명이다. 과거부터 최근까지 자료를 바탕으로 내린 과학적인 예측 결과가 그렇다.
2050년 이전 북극 얼음이 모두 녹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왜 지금부터 ‘북극항로’를 준비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진경 부장은 지난달 열린 제2회 친환경 북극항로 포럼에서 위성 관측을 시작한 1979년 이래 여름 북극 얼음 면적은 10년마다 12.1% 감소했다고 했다. 남한 면적의 75%가량의 얼음이 해마다 사라졌다는 의미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9월 북극 얼음 면적이 역대 11번째로 낮은 기록을 보였다. 역대 최저 기록 19개가 모두 최근 19년 사이 발생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최저 기록 경신을 번복한다는 의미다.
겨울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3월 북극 얼음 연간 최대 면적은 47년 위성 관측 사상 가장 낮은 기록을 보였다. 2012년 이후 13년 만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진 부장은 “해빙은 단순히 줄어드는 것뿐 아니라 얇아지고, 오래된 얼음(다년생 해빙)이 크게 감소했다”며 “북극 해빙은 양(면적)만 줄어드는 게 아니라 질(두께·연령) 자체가 붕괴 중”이라고 설명했다.
쇄빙선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2030년부터 오랜 기간 상업적 항로 이용 가능”
이처럼 현재 북극 해빙은 ‘넓고 얇은’ 얼음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얇은 얼음은 봄철 일사량에 취약해 더 빨리 녹는다. 이는 ‘해빙-알베도(반사율) 피드백’을 강화해 북극 온난화를 가속한다.
진 부장 전망으로 북극 무빙해는 2050년 이전에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한 파리 기후변화협약 목표대로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하로 낮춰도 무빙해는 발생한다. 심지어 현재 논의 중인 모든 탄소배출 감축 시나리오를 적용해도 무빙해 출현은 불가피하다고 예측했다.
진 부장의 설명은 지난 20여 년간 북극 해빙이 녹는 속도가 과거보다 약 50~60% 정도 둔화했다는 분석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실제 최근 해외 몇몇 연구진들은 2005년부터 2024년까지 약 20년 동안 북극 해빙 면적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감소세를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9월 기준 해빙 감소 속도 역시 1979~2024년 장기 평균보다 약 55~63% 둔화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들도 이러한 해빙 둔화가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온난화 현상이 멈추거나 정체됐기 때문이 아니라 ‘내부 기후 변동성(Internal Climate Variability)’이라 불리는 자연적인 해류 및 대기 순환의 변화가 온난화 효과를 일시적으로 상쇄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결론적으로 진 부장은 “북극해 얼음이 녹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기후변화 시나리오상 전망치(2개월)보다 실제 2030년에는 더 오랜 기간 상업적 항로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극 해빙 시스템이 이미 돌이키기 힘든 ‘티핑 포인트’를 지났거나 온난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북극 해빙 소실이 단순히 ‘예상보다 빠르다’는 사실을 넘어 북극항로 이용, 생태계 변화, 중위도 기상 이변에 대한 적응 전략을 10년 이상 앞당겨 수립하는 등 사회·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빙하 녹으면 덜 위험? 극한 파고·풍랑에 선박 위험 UP [줌인 북극항로③]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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