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더 없나요" 계좌번호 띄운 '엑셀 방송'…탈세 논란 [관리 사각지대 유튜브]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입력 2026.03.17 16:25  수정 2026.03.17 16:33

개인 계좌 노출해 직접 송금 유도…정산 기록 남지 않아 '깜깜이 매출' 우려

플랫폼 수수료 30% 회피 목적 커…국내 플랫폼은 '금지'인데 유튜브는 '방치'

유튜브에서 라이브로 송출되고 있는 '엑셀 방송'에 댓글로 실시간 계좌 후원 방식이 명시돼 있다. 유튜브 캡처.

후원금 액수에 따라 출연자들의 순위를 엑셀 시트처럼 보여주며 경쟁을 유도하는 이른바 '엑셀 방송'이 논란이다. 상당수 방송이 플랫폼 공식 결제 시스템이 아닌 개인 계좌 후원 방식으로 운영돼 수익 투명성 결여 및 탈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에서 라이브로 송출되는 엑셀 방송 중 후원을 플랫폼 기능이 아닌 개인 계좌 입금 방식으로 받는 방송이 늘고 있다.


일부 방송에서는 진행자가 화면에 계좌번호를 띄우고 "현재 1위 1000만원", "후원 더 없나요" 등의 멘트를 하며 추가 후원을 독려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엑셀방송은 시청자 후원에 따라 인터넷 방송 진행자가 선정적 댄스, 포즈 등을 하고 출연 스트리머별 후원금 순위를 엑셀 문서처럼 정리해 보여주면서 후원 경쟁을 유도하는 방송이다.


화면에 출연자별 후원 금액 순위가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시청자가 돈을 볼 때마다 순위가 뒤바뀌는 식으로 운영된다. 일부 스트리머들은 이를 통해 연간 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리머들이 계좌 후원을 선호하는 이유는 플랫폼 수수료 부담 때문이다. 유튜브 공식 후원 기능인 '슈퍼챗'을 이용할 경우 결제 금액의 약 30%가 플랫폼 수수료로 차감되지만, 계좌 이체는 별도 수수료 없이 전액을 스트리머가 가져갈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직거래' 방식이 조세 사각지대를 만든다는 점이다. 플랫폼 정산 기록에 남지 않는 현금 흐름은 매출 누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엑셀 방송 특성상 후원 금액에 따라 순위가 실시간으로 바뀌는 구조인데, 실제 후원 금액이 정확히 반영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내 플랫폼인 SOOP과 치지직은 운영 정책상 방송 중 개인 계좌 노출을 금지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제재하고 있다.


SOOP은 이용 약관에 '개인간의 현금이나 현금성에 해당하는 재화를 직접 거래하거나 거래를 위한 정보를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치지직은 사행심을 조장하는 형태의 방송 콘텐츠를 관련 법령에 따라 조치하고 있다.


미디어 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 후원은 결제 기록이 남고 정산 구조가 비교적 명확하지만 계좌 후원의 경우 후원 규모나 거래 흐름을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렵다"며 "후원 경쟁을 유도하는 방송 구조까지 결합될 경우 투명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조세 형평성 차원에서 세무당국의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영순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튜브 방송 중 개인 계좌로 받는 후원금은 사업성이 인정되면 사업소득으로 과세되고, 사업성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기타소득이나 증여세로 과세될 가능성이 있다"며 "개인 계좌 후원은 플랫폼에 정산자료가 남지 않아 매출 누락이나 탈세 유인이 크고 이런 경우 조세형평성의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 교수는 "고액의 후원금에 대해서는 세무당국의 적극적인 확인과 조사가 필요하다"며 "세무당국의 조사 결과 무신고나 과소신고가 확인되면 종합소득세뿐만 아니라 가산세 부담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세법상 유튜버, 스트리머 등 1인 방송 콘텐츠 창작자가 일회성이 아닌 계속·반복적으로 수익을 얻는 경우에는 사업자 등록을 한 뒤 종합소득세를 신고 및 납부해야 한다. 슈퍼챗 후원금 외에 방송 화면에 계좌번호를 노출해 직접 계좌 이체로 받은 금액도 과세 대상이다.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회는 일부 유튜버가 자극적인 방송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세금을 신고하지 않는다는 의혹을 꾸준히 지적해 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태호 의원은 "유튜버 등 1인 미디어 창작자를 점검한 결과 후원금 등 개별 수익에 대한 세금 신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며 "과세 사각지대를 방지하기 위해 성실 신고를 유도하고 제도 보완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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