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혁신 생태계 위축 우려"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입력 2026.03.18 13:41  수정 2026.03.18 13:50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 국회 간담회…스타트업·학계 한목소리

"사후적 지분 규제는 과도"…혁신 저해·글로벌 정합성 우려 확산

김윤경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물류학부 교수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 '스타트업 경영권 보호 및 합리적 규제 체계 모색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을 추진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를 두고 스타트업과 학계에서 혁신 생태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시장 신뢰 제고와 이용자 보호라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미 형성된 민간 시장의 소유 구조를 사후적으로 강제 조정하는 방식은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스타트업 경영권 보호 및 합리적 규제 체계 모색 간담회'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제한 논의가 단순한 규제 정합성 차원을 넘어 혁신 생태계 전반에 미칠 영향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규제는 금융위원회가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과정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규제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TS)의 지분 제한 수준인 15%를 준용해 20% 범위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을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적용 대상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전반이다.


최 대표는 "가상자산 시장은 제도와 입법을 통해 성장했다기보다 민간과 스타트업이 시장을 만들고 키워온 영역"이라며 "이미 형성된 시장에 대해 사후적으로 진입 규제에 가까운 입법을 가하는 것은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은행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 거래소 전업주의 원칙 등을 주요 쟁점으로 꼽았다. 최 대표는 "이런 규제는 모두 좋은 의도에서 출발했을 수 있지만 실제 위험을 줄이는지, 혁신 인센티브를 훼손하지 않는지, 글로벌 규제와 정합성이 있는지, 경쟁을 촉진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현재 추진되는 내용은 이 네 가지 기준에 모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대주주 지분 제한이 오히려 시장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지분 처분을 강제할 경우 이를 인수할 주체는 결국 해외 자본, 대기업, 전통 금융권, 사모펀드 정도로 좁혀질 수밖에 없다"며 "어느 경우든 혁신이 지속된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 '스타트업 경영권 보호 및 합리적 규제 체계 모색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김윤경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물류학부 교수도 가상자산 산업을 거래소만의 문제가 아닌 생태계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가상자산 산업은 발행자, 거래소, 지갑, 디파이 등 다양한 사업자가 연결된 생태계"라며 "블록체인 기술이 웹3로 확장되는 상황에서 스타트업 혁신 생태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가상자산 업종이 벤처기업 제한 업종에서 해제된 점도 짚었다. 그는 "과거에는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자산 매매·중개업이 유흥업종 등과 함께 벤처기업 제한 업종으로 묶였지만, 지난해 글로벌 산업 환경 변화와 국내 감독 체계 성숙을 반영해 제한 업종에서 해제됐다"며 "그만큼 이제는 육성과 제도화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해외 주요국의 사례를 비교하며 지분 분산 규제보다는 적격성 심사가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EU, 일본, 싱가포르 등은 주요 주주와 경영진의 적격성, 범죄 이력, 재무 건전성 등을 심사하고 지분율 변동 시 재심사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우리처럼 지분 분산 자체를 강제하는 규제는 해외에서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 '스타트업 경영권 보호 및 합리적 규제 체계 모색 간담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이날 포럼을 개최한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최근 금융당국이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과정에서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의 소유 지분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박 의원은 "시장 신뢰 제고와 이용자 보호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구체적인 규제 방식을 놓고 이견이 적지 않다"며 "적법하게 형성된 민간기업의 소유 구조를 사후에 강제 조정하는 것은 헌법상 재산권과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에서도 유사한 지분 제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며 "이 같은 규제가 선례가 되면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일군 기업의 소유 구조도 국가가 언제든 강제 조정할 수 있다는 인식이 시장 전반에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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