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반발 속 중수처법 통과
국민의힘 "졸속입법" 맹비난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법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됐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해온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법이 야당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8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재석 17인 중 찬성 12인, 반대 5인으로 가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 과정에서 강하게 반발했지만 민주당이 수적 우위를 앞세워 법안 처리를 밀어붙였다.
이 법안은 오는 10월 시행 예정인 정부조직법 개정에 맞춰 신설되는 중수청의 조직과 직무 범위, 인사 등 운영 전반을 규정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검찰청이 폐지되고 법무부 소속 공소청과 행정안전부 소속 중수청이 신설되면, 기존 검찰이 보유하던 수사권과 기소권은 분리된다.
중수청의 수사 대상은 부패·경제·마약·사이버·방위사업·내란 및 외환 등 6대 중대범죄를 중심으로 구체화됐다. 여기에 국가·지방 보조금 비리와 담합, 지난 12일부터 시행된 법왜곡죄도 포함됐다. 공소청 소속 공무원과 경찰공무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원 공무원이 재직 중 저지른 범죄 역시 수사 범위에 들어간다.
법안에는 중수청을 행안부 장관 소속 기관으로 설치하고,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도 등에 지방중수청을 둘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중수청장은 후보추천위원회 추천과 행안부 장관 제청, 대통령 지명,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 임명되며 임기는 2년 단임이다.
행안부 장관의 지휘·감독권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법안은 행안부 장관이 중수청과 소속 직원을 지휘·감독하되,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중수청장만을 지휘·감독하도록 규정했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민주적 통제와 수사 독립성의 균형이라고 평가했지만, 국민의힘은 인사권과 조직 통제를 통해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은 전날 당·정·청 협의를 거쳐 정부안 45조를 삭제한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해당 조항은 중수청 수사관이 수사를 개시할 경우 공소청 검사에게 이를 통보하고, 검사가 의견 제시나 협의, 입건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다.
행안위 여당 간사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 법은 민주적 통제와 중수청 독립성이라는 두 가지 균형을 이뤄갔다"며 "기존 정부안의 45조를 완전히 들어냈기 때문에 검사와 중수청 관계를 둘러싼 우려는 해소됐다"고 주장했다.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공정한 수사와 책임 있는 형사사법체계를 향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형사사법체계 전반을 흔드는 졸속 입법이라고 맹비난했다. 고동진 의원은 "70여년간 유지돼 온 국가 형사사법체계를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입법사항임에도 면밀한 검토와 사회적 논의, 여야 간 심도 있는 축조심의 없이 숫자로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행안부 장관에게 과도하게 부여된 지휘·감독 권한은 국가 수사력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행안위 야당 간사인 서범수 의원은 "수사의 독립성을 담보하려면 인사의 독립성과 신분 보장이 전제돼야 한다"며 "행안부 장관이 인사권을 통해 얼마든지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권력의 입맛에 맞는 수사, 방탄 수사를 할 우려가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이달희 의원은 "같은 법안이 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개혁 명분으로 나왔더라도 여당이 동의했겠느냐"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이날 행안위 의결을 발판으로 공소청 설치법과 함께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본회의 필리버스터에 나설 가능성이 커 실제 처리 시점은 19일 또는 20~21일로 넘어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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