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방사선 견디는 AI 반도체 세계 최초 입증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6.03.19 15:03  수정 2026.03.19 15:03

‘내방사선’ AI 반도체 기술

우주용 AI 반도체 길 열어

ⓒ데일리안 AI 이미지 삽화.

우주 방사선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검증됐다.


극한 환경에서도 뉴로모픽 연산 성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우주항공용 AI 반도체 개발의 핵심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자력연 첨단방사선연구소, 충북대학교, 벨기에 IMEC 공동연구팀이 IGZO 기반 시냅틱 트랜지스터를 활용해 우주 방사선 내성을 입증했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우주 탐사 확대와 함께 AI·빅데이터 처리를 위한 반도체가 우주 방사선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해야 하는 ‘내방사선’ 특성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연구팀은 차세대 반도체 소재인 인듐-갈륨-아연 산화물(IGZO)을 기반으로 인간 뇌의 시냅스를 모방한 시냅틱 트랜지스터를 제작해 이를 검증했다.


실험은 원자력연 양성자가속기를 활용해 진행했다. 연구팀은 33MeV급 고에너지 양성자 빔을 조사했다. 이는 지구 저궤도 기준 20년 이상 방사선에 노출된 수준이다. 일반 위성 수명(5~15년)을 웃도는 조건이다.


방사선 조사 이후 일부 구동 전류 감소 등 성능 저하가 나타났다. 다만 반도체의 핵심 스위칭 기능과 뉴로모픽 소자의 핵심인 시냅스 가소성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는 극한 환경에서도 AI 연산 기능이 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AI 성능 검증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됐다. MNIST 손글씨 인식 기반 뉴로모픽 컴퓨팅 시뮬레이션에서 92.61%의 패턴 인식 정확도를 기록했으며, 시계열 데이터 처리에 적합한 레저버 컴퓨팅 시스템 구현을 통해 4비트 연산 능력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대학·출연연·해외 연구기관 간 협력으로 진행됐다. 충북대학교는 소자 제작과 특성 평가를, 원자력연은 방사선 조사 설계 및 분석을, 벨기에 IMEC은 결과 해석을 맡았다.


해당 연구는 과기정통부의 ‘내방사선 국가전략반도체 핵심기술개발사업’과 ‘기초연구실 지원사업’으로 추진됐다. 총 사업 규모는 각각 128억원(2025~2029년), 15억원(2025~2027년)이다.


연구팀은 “고에너지 방사선 환경에서도 IGZO 기반 시냅틱 소자가 뉴로모픽 시스템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향후 성능 저하 보완과 회로 수준 검증을 통해 우주항공용 AI 반도체 핵심기술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오대현 과기정통부 미래전략기술정책관은 “우주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AI 시스템이 정상 작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사례”라며 “관련 원천기술 자립을 위해 지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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