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아 희귀질환 환자 4만명 넘었는데…전용 급여약은 5년간 달랑 1개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3.25 15:14  수정 2026.03.25 16:03

급여 등재 희귀질환 치료제 28개…소아 전용은 ‘단 1개’

소아 희귀질환 환자·진료비 증가세…치료 부담 확대

“조기진단·신약 도입 속도 높일 정책 지원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소아 희귀질환 환자가 꾸준히 늘고 치료비 부담도 커지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치료제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급여로 등재된 소아 전용 희귀질환 치료제는 단 1개에 그치면서, 환자 증가 속도를 정책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받은 ‘2021~2025년 희귀질환 치료제 급여 적용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희귀질환 치료제 28개가 급여로 등재됐지만, 이 가운데 소아(18세 이하)에만 투여되는 약제는 구루병 치료제 ‘크리스비타주’ 1개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희귀질환은 유병 인구가 2만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정확한 유병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운 질환을 의미한다. 질병관리청이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국가관리대상 희귀질환은 총 1389개로, 같은 해 75개의 질환이 희귀질환으로 신규지정됐다.


소아 희귀질환 환자 수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아 희귀질환 환자 수는 ▲2021년 3만6683명 ▲2022년 3만8693명 ▲2023년 4만1605명 ▲2024년 4만2972명 ▲2025년 4만4645명으로 5년 새 약 22% 증가했다.


환자 1인당 평균 진료비 역시 ▲2021년 388만3627원 ▲2022년 363만2623원 ▲2023년 403만7666원 ▲2024년 488만8920원 ▲2025년 523만4860원으로 5년 새 35% 가까이 늘어났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희귀·중증난치질환 지원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희귀질환 환자의 건강보험 본인부담률 완화와 치료제 등재 기간 단축 등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허가(식품의약품안전처)부터 급여 적정성 평가(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가 협상(건강보험공단)에 이르는 절차를 간소화해,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기존 240일에서 100일 이내로 단축하는 신속 등재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소아 환자를 위한 치료제 도입과 접근성 개선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인식 속에, 실질적인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안문배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검사가 확대되면서 소아 희귀질환 진단율이 높아지고 있고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다만 이 같은 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국내에 많지 않고 관련 인프라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치료제가 없던 희귀질환도 현재는 해외에서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고, 임상도 하고 있다. 정책 개선을 위해서는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들의 목소리도 중요한 상황”이라며 “희귀질환 신약이 신속하게 급여화된다면 질환당 환자 수가 적더라도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병원 교수는 “희귀질환은 소아 환자 비중이 높은데도 정작 이들을 위한 치료제는 극히 제한적”이라며 “희귀질환 의약품 제도가 성인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공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제도 전반의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조기진단과 신약 도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대학병원 교수는 “소아 희귀질환 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해 유전체 검사 기반 조기진단 지원 확대, 신약 개발을 위한 제도적 유연성 도입, 환아와 가족 중심의 통합적 돌봄 강화가 필요하다”며 “허가·평가·협상 병행(허평협) 시범사업을 확대하고, 초기 단계부터 기관과 전문가 간 사전 협의를 강화해 신약 도입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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