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유럽 IRA·중동사태 등 불확실성 산재
현지 맞춤형 전략 '한 방향'…시장 별로 전략 세운다
현대차, 자동차 넘어 'AI·기술 기업' 전환 알려
기아, 올해 '전기차 원년' 선언…수익성 집중
26일 현대차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제58기 주주총회장에 아틀라스가 전시돼있다. ⓒ현대자동차
미국 관세, 유럽판 IRA, 중동사태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느때보다 짙은 가운데 현대차·기아의 올해 주주총회 키워드는 '현지화'와 '기술'로 요약된다.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점에서는 맥을 같이하면서도 현대차는 AI와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미래사업에, 기아는 전기차에 방점을 찍었다.
26일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제5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단순히 차량을 생산하는 기업을 넘어, 이를 생산하고 움직이게 하는 지능형 시스템을 만드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차 주주총회는 단기적인 자동차 생산 계획보다 중장기적인 미래 전략이 주를 이뤘다. 단순 자동차 제조업체를 넘어 AI,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한 것이다.
무뇨스 사장은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를 실제 생산 현장에 투입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고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구글 딥마인드와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인프라 협력을 통해 압도적 기술 생태계를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엔비디아와의 협업, 포티투닷 및 모셔널에 대한 투자, 웨이모와의 파트너십 강화한다"며 "아틀라스를 실제 생산 현장에 투입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고 2028년까지 연간 3만 대 규모의 로봇 생산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무뇨스 사장은 작년 '깐부회동'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를 바라보는 방식이 변화했다고 평가했다.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해 위기 속에서 또다른 돌파구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는 "정의선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함께 한 깐부 회동으로 현대차가 글로벌 AI 혁신의 중심에 서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지난 20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기아
현대차가 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에 무게를 뒀다면, 기아는 좀 더 '현실적인' 목표에 초점을 뒀다. 그간 쌓아올린 전기차 라인업이 올해 본격적으로 수익성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란 기대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20일 열린 제8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본격 EV 대중화를 위해 제품개선, 접근성 향상, 공급망 강화의 3가지 핵심영역에 집중하고 2024년 EV3를 시작으로 2025년 EV4, EV5 그리고 2026년 EV2의 출시로 완성되는 대중화 모델 풀라인업을 통해 전기차 시장 내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상품 혁신부터 공급망 강화까지 전반에 걸친 EV 전략을 바탕으로 EV 대중화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특히 기아는 지난해 출시한 첫 PBV 모델 'PV5'가 성장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봤다. 내년 PV7, 2029년엔 PV9 등으로 라인업을 지속 확장하고, 개조 비용을 최소화해 그간 굳어진 LCV 시장의 흐름을 직접 바꿔내겠다는 목표다.
그는 "PBV는 승용, 물류, 리테일, 레저 등 고객의 요구에 맞게 공간과 소프트웨어를 구성할 수 있는 맞춤형 플랫폼으로서 작년 첫 모델 PV5를 시작으로 27년 PV7, 29년 PV9으로 모델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27년부터는 EVO 플랜트 West를 준공해 PV7을 생산할 것"이라고 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판을 키우고, 기아는 수익성을 높이자는 메시지로 나뉘었지만, 올해 전례없는 글로벌 위기 상황을 헤쳐갈 근본적 전략은 '현지화'와 '공급망 재편'으로 좁혀졌다.
각국의 보호 무역주의 기조가 짙어진 만큼, 각 시장에 맞는 전략과 모델로 승부수를 걸겠다는 것이다. 현지 생산 거점 자체가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는 판단이다.
현대차는 중국, 북미, 유럽, 인도 시장에서의 전략을 모두 다르게 짰다. 북미에서는 투싼과 엘란트라 등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차 중심으로 신차를 출시하고, 유럽에서는 올해 아이오닉3 공개를 시작으로 향후 18개월 동안 5종의 신규 모델을 출시한다.
인도에서는 2027년 최초로 현지 설계, 개발한 전기 SUV를 공개하고,중국에서는 향후 5년간 20종의 신차를 출시하고, 올해 신형 세단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 내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을 본격화하고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에 신규 생산 거점을 구축해 고객과 더 가까운 곳에서 더 많은 차량을 생산하는 현지 생산 체계를 강화할 것”며 “2030년까지 그룹 기준 글로벌 생산능력을 연간 120만 대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아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에서는 텔루라이드, 신형 셀토스 등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한 내연기관 라인업을 강화하고, 유럽에서는 소형 전기차 'EV2'로 볼륨 확대에 나선다.
송 사장은 "미국에서 텔루라이드와 셀토스 신차와 더불어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신규 추가해 SUV 및 하이브리드 중심 판매 성장을 계획하고, 유럽에서 EV2 신차 출시로 EV3, EV4, EV5로 이어지는 대중화 EV 풀라인업을 완성해 유럽 내 EV 리더십을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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