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복합 위기’ 장기화…고유가·고환율에 갇힌 韓 경제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6.03.30 11:14  수정 2026.03.30 11:14

기름값 1900원 돌파…2천원대 가능성

환율, 중동사태 이후 1500선 넘나들어

3월 소비자심리, 107.0…5.1%p 하락

경제성장률 2% 위태…OECD “韓, 중동 의존 커”

2차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지 사흘째인 지난 29일 서울의 기름값이 1900원을 돌파했다.ⓒ뉴시스

중동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다. 공급망 불안에 따른 고유가에 고환율까지 결합하며 내수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우려로 소비자 심리는 불안정해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제시한 경제성장률 2% 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2차 최고가격제 후 1900대로 급등


정부는 지난 27일부터 석유제품에 대한 2차 최고가격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유사 공급가 기준 휘발유는 ℓ당 1934원, 경유 1923월, 실내 등유 1530원으로 고시했다. 다만, 이는 소비자가 지불하는 게 아닌 정유사가 주요소에 공급하는 공급가다.


2차 최고가격제 적용 이후 기름값은 급등했다. 30일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오전 10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73.13원으로 전날 대비 8.4원 올랐다. 경유는 전날보다 7.9원 오른 1865.86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의 경우 휘발유 1902.92원, 경유 1902.92원으로 1900대를 돌파했다. 향후 휘발유 가격이 2000원대를 넘어설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 KBS 일요진단에서 “유가가 120~130달러를 넘어서면 여러 종합적인 상황을 보겠다”며 에너지 위기 경보를 3단계(경계)로 격상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동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민간 통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구 부총리는 3단계가 되면 “(원유) 시장 가격은 훨씬 많이 올라갈 것이고 그쯤되면 소비도 줄여야 한다. 민간에 부제 자율 참여를 요청하고 있지만 의무로 전환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급등이라는 악재도 겹치고 있다. 중동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를 넘나들며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9일 기준 3월 월평균 환율은 1489.30원으로 역대 네 번째로 높았다.


물가 인상 우려…소비자 심리 5.1p 하락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 매대에서 소비자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뉴시스

유가 상승에 환율 급등까지 겹치면서 수입 물가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원유와 원자재값 인상 가능성이 커졌고, 이는 고스란히 가공식품과 생필품 가격으로 전이돼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을 지울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급격히 하락했다. 한은이 지난 29일 발표한 ‘2026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0으로 전월보다 5.1포인트(p) 하락했다. CCSI는 지난해 12월 109.8에서 올해 1월 110.8, 2월 112.1로 꾸준히 오르고 있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석유류 제품(80.1%)이 가장 높았다. 내수의 한 축인 소비가 위축될 경우, 생산과 투자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경제성장률 2% 목표도 위태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뉴시스

올해 경제성장률 2% 가능성도 희박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중간 경제전망을 통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7%로 예상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2.1%보다 0.4%포인트(p) 낮은 수치다.


OECD는 중간 경제전망을 통해 “한국은 G20 국가 중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지난해 대비 성장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고 했다.


물가상승률의 경우 지난해 12월 발표보다 0.9%p 오른 2.7%로 내다봤다.


OECD의 이번 중간 경제전망은 2026~2027년 미국 실효관세율이 3월초 수준 유지, 2026년 중반부터 석유·가스·비료 가격 점진적 하락 등의 기술적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어 향후 분쟁 양상과 에너지 가격 경로에 따라 GDP, 물가, 공급망 등에 대한 상하방 리스크가 병존한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전망하며 2%를 넘기지 못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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