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심사·주주 설득 변수 부상
여수산단 재편이 구조조정 분기점
수익성 확보 여부가 완주 가를 핵심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대산공장 분할·합병을 통해 석유화학 구조재편에 착수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와 주주 설득 그리고 통합법인의 수익성 확보 여부가 향후 사업 완주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전날 대산공장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 법인을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는 사업재편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합병은 분할신설회사가 HD현대케미칼에 흡수합병되고 그 대가로 롯데케미칼이 신주를 교부 받는 방식으로 진행돼 최종적으로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각각 지분 50%씩 보유하게 된다.
이번 합병은 오는 6월 계약 체결 후 9월까지 완료를 목표로 하며 양사는 통합법인에 각각 6000억원 규모를 출자한다. 이를 통해 원료 수급부터 최종 제품 생산까지 수직 계열화를 강화하고 통합 생산체계 구축으로 운영 효율성을 제고한다. 아울러 제조 원가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고 고부가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진행한다.
이번 합병과 관련해 향후 넘어야 할 가장 큰 대외적 과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로 꼽힌다. 특히 지난 20일 사전심사가 시작된 여천NCC 중심의 여수산단 재편안은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 등이 얽힌 복잡한 구조인 만큼 공정위의 경쟁 제한성 판단이 국내 석화 공급 구조를 조정하는 2단계 재편의 향방을 가늠할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인 절차 완수를 위한 주주 설득 작업은 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한 과제로 꼽힌다. 롯데케미칼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합계액이 2000억원을 초과할 경우 이사회가 분할 결정을 철회할 수 있다는 조건을 명시했다. 시장에서는 주주들의 반대 기류가 거세질 경우 이 수치가 거래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최근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고 나프타 가격 변동성이 커지며 주가가 정체된 상황에서 주주들이 통합법인의 장기적 비전보다 당장의 현금 확보를 선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측은 해당 조건을 절차상의 과정으로 보고 있으나 내달 30일 예정된 주주총회 전까지 사업재편의 당위성을 전달해 주주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가장 근본적인 과제는 통합법인의 자체 경쟁력 증명과 실질적인 재무 개선 효과 확보 여부다. 이번 사업재편은 재무 구조 개선을 최우선 목적으로 한 거래가 아님에도 시장에서는 부채 이관에 따른 재무 부담 완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분할은 단순물적분할 방식으로 롯데케미칼이 분할신설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게 돼 연결 기준 실질적 변화가 없고 분할 후에도 합병법인의 차입금에 대한 지원 부담이 남을 수 있어 재무적 실익은 제한적일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과 관련된 자산 1조9391억원과 부채 1조9363억원을 신설법인에 이관하지만 통합법인의 차입금에 대해 여전히 지분율에 해당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통합법인이 나프타분해시설 중심 구조를 유지할 경우 글로벌 업황 회복 없이는 수익성 개선이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한국신용평가는 리포트를 통해 "이번 분할에 따른 차입금 이관으로 동사의 재무부담이 실질적으로 완화된다고 보기도 어렵다"라며 "향후 주주총회 승인을 포함한 순조로운 진행 여부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상황에 따른 자금 유출 부담 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업재편을 둘러싼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 주도 사업이라는 점에서 실행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주도사업재편 계획의 일환이고 대산 1호 프로젝트의 상징적 의미와 기대효과가 커서 주주 반대는 낮을 것으로 예상하며 이 연장선으로 공정위 승인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재무개선 효과와 관련해서는 "단기적 숫자개선보다는 구조적 중장기적 재무안정성 강화나 사업 경쟁력 제고 측면으로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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