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현 사장 "수요가 생산보다 50% 많아"
FC-BGA ASP 10% 상향·MLCC 동반 수혜 기대
업계 "명분은 원가 인상, '수급 우위'로 실리"
삼성전기 고성능 반도체 기판 '플립 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삼성전기
최근 전자부품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기가 AI 서버용 핵심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가격 인상에 나서며 실적 개선 기대를 키우고 있다. 단순 원가 전가를 넘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완판' 수준의 AI 기판 시장에서 가격 협상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일부 FC-BGA 제품군의 판매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리, 레진 등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마진 압박이 커진 가운데, AI 서버용 고부가 기판 수요 급증이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FC-BGA는 CPU·GPU·AI 가속기 등을 메인보드와 연결하는 핵심 반도체 패키지 기판이다. AI 서버 확산으로 고사양 칩 면적과 적층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고난도 FC-BGA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현재 시장은 사실상 공급 병목 상태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서버·데이터센터용 FC-BGA 수요가 생산능력보다 50% 이상 많다"며 "일부 보완 투자와 공장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사실상 '없어서 못 파는 수준'의 공급 우위 시장으로 해석한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스마크에 따르면 FC-BGA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도 본격적인 실적 레버리지 구간 진입에 주목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기의 FC-BGA 평균판매가격(ASP)을 10% 상향 조정하며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박준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FC-BGA는 추가 증설이 불가피한 수요 환경 속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완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추가적인 가격 인상 협의 역시 우호적인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AI 서버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역시 동반 수혜가 기대된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고용량·고신뢰성 MLCC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공급이 타이트해지고, 일부 제품군은 가격 인상 압력도 커지는 분위기다.
단일 품목이 아닌, FC-BGA와 MLCC 모두 AI 인프라 확산의 직접 수혜 품목이라는 점에서, 과거 스마트폰 중심의 실적 변동성에서 벗어나 AI 서버 부품주로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를 통해 삼성전기의 목표주가와 올해 1분기 실적 전망 역시 줄상향 중이다. 교보증권은 회사 목표주가를 기존 36만원에서 6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하나증권과 대신증권 역시 목표주가를 55만원으로 올렸다.
교보증권은 올해 1분기 삼성전기 실적과 관련해 예상 매출액은 3조원, 영업이익은 2667억원으로 제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9% 가량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향후 유리기판과 로봇용 액추에이터 등 신규 사업까지 가시화될 경우 삼성전기의 멀티 포트폴리오 전략이 한층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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