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너머· 최대 6m 거리서도 정보 파악
해킹 없이도 가능한 새로운 보안 위협
전자기파 기반 대응 기술 함께 제안
‘NDSS 2026’ 최우수 논문상 수상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국제 연구진이 벽 너머에서 인공지능(AI)의 설계도를 훔쳐볼 수 있는 새로운 보안 위협을 밝혀냈다. 향후 자율주행·의료·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보안을 강화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전산학부 한준 교수 연구팀이 싱가포르국립대(NUS), 중국 저장대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소형 안테나만으로 원거리에서 AI 모델 구조를 탈취할 수 있는 공격 시스템 모델스파이(ModelSpy)를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기술은 마치 도청 장치처럼 인공지능이 작동할 때 발생하는 미세한 신호를 포착해 내부 구조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인공지능 연산을 담당하는 그래픽 처리 장치(GPU)에서 발생하는 전자기파에 주목했다.
AI가 복잡한 연산을 수행할 때 GPU에서는 미세한 전자기 신호가 발생하는데 연구팀은 이 신호의 패턴을 분석해 모델의 층 구성과 세부 설정값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최신 GPU 5종을 대상으로 벽 너머나 최대 6m 거리에서도 인공지능 모델 구조를 높은 정확도로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딥러닝 모델의 핵심 구조인 레이어를 최대 97.6%의 정확도로 추정했다.
이번 기술은 기존 해킹처럼 서버에 직접 침투하거나 악성코드를 설치할 필요 없이 가방에 넣을 수 있는 소형 안테나만으로도 공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보안 위협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술이 악용될 경우 기업의 핵심 AI 자산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고 보고, 전자기파 교란이나 연산 난독화 등 대응 기술도 함께 제시했다.
단순한 공격 시연을 넘어 현실적인 방어 방안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책임 있는 보안 연구 사례로 평가된다.
한준 교수는 “연구는 AI 시스템이 물리적 환경에서도 새로운 공격에 노출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며 “자율주행이나 국가 기반 시설과 같은 중요한 AI 인프라를 보호하기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사이버-물리 보안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컴퓨터 보안 분야 최고 권위 학술대회인 NDSS(Network and Distributed System Security Symposium) 2026에서 발표됐다. 또 연구의 혁신성을 인정받아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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