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대응에 주유·교통 혜택 확대 요구
주유소 매출액의 1.5% 수수료 구조…혜택 늘릴수록 부담
여전채 4% 돌파…고금리 부담 장기화 우려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가 4%를 넘어선 가운데, 카드사들이 고유가 대응을 위한 주유 할인 확대와 교통비 지원 강화 요구까지 떠안게 되면서 수익성 방어 부담이 커지고 있다.ⓒ연합뉴스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가 4%를 넘어선 가운데, 카드사들이 고유가 대응을 위한 주유 할인 확대와 교통비 지원 강화 요구까지 떠안게 되면서 수익성 방어 부담이 커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이억원 위원장 주재로 ‘중동상황 관련 금융권 간담회’를 열고 금융부문 비상대응체계 가동에 나섰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 가능성에 대응해 카드사를 포함한 여신전문금융업권의 지원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금융위는 카드업계와 관련해 ▲주유 특화 신용카드 할인 확대 또는 캐시백 제공 ▲화물차 할부금융 원금상환 유예 ▲대중교통 특화카드 교통요금 추가 지원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고유가에 따른 민생 부담 완화 대책이지만, 업계에서는 실질적인 재원 부담이 대부분 카드사 몫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주유카드의 경우 리터당 할인 확대뿐 아니라 주유 특화 카드 발급 시 연회비를 캐시백 형태로 돌려주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
대중교통 부문 역시 청년·저소득층 등을 중심으로 카드사 재원을 활용한 환급 비율 확대가 거론된다.
특히 주유카드는 카드사 입장에서 대표적인 저수익 상품군으로 꼽힌다.
주유소는 특수가맹점으로 분류돼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매출액의 1.5% 안팎의 낮은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돼 왔다.
수익 여력이 크지 않은 구조에서 카드사가 리터당 할인이나 캐시백을 추가로 얹으면, 비용 부담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지는 배경에는 이미 약해진 본업 수익성이 있다. 지난해 전업 카드사 8곳의 당기순이익은 2조3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감소했다.
카드대출과 할부금융 수익은 늘었지만, 본업인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4427억원 줄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조달 부담도 만만치 않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의하면 지난 30일 기준 여전채 3년물(AA+·무보증·평가사 5사 평균) 금리는 4.109%로 집계됐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 발행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시장금리 상승은 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져 수익성에 직접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로 ‘매파’ 성향으로 알려진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총장이 지명되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리 하락 기대가 후퇴할 경우 카드사들의 고금리 조달 부담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는 이번 조치를 단발성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 당시에도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 요구를 받은 바 있다.
고물가나 경기 대응 국면마다 카드사가 소비자 접점이 넓다는 이유로 정책 부담을 반복적으로 분담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민생 지원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재원 구조에 대한 별도 보완 없이 카드사에만 역할을 요구하는 방식이 반복되면 결국 수익 기반이 더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