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C90 대비 1000만원 낮춘 파격 가격
미국보다 1730만원 낮은 글로벌 최저 수준
판매 확대·프리미엄 전략 병행 추진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가 1일 열린 EX90 공개 행사에서 가격 경쟁력 중심의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전기차 수요 정체기인 캐즘 국면을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들고 나왔다. 내연기관 기반의 플래그십 모델보다 순수 전기차의 가격을 낮게 책정하는 역발상 전략을 통해 프리미엄 수입 전기차 시장의 문턱을 대폭 낮추겠다는 의도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1일 인천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브랜드의 새로운 순수 전기 플래그십 SUV인 EX90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EX90은 스칸디나비아 디자인과 함께 볼보자동차의 안전 헤리티지와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설계된 플래그십 라인업이다. 단순한 전기차를 넘어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자동차(SDV)' 시대를 대표하는 모델이다. 특히 차량의 핵심 기능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통합한 차세대 아키텍처를 통해 '타면 탈수록 진화하는 새로운 커넥티비티 경험'을 선사하는 게 특징이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단연 가격 전략이었다. EX90의 판매 시작가는 1억620만원으로 책정됐으며, 이는 현재 판매 중인 플래그십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XC90 T8보다 1000만원 낮은 수준이다.
특히 상품성을 강화한 상위 트림인 트윈 모터 울트라 7인승 모델 역시 기존 XC90 T8과 동일한 1억1620만원으로 확정됐다.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는 이번 가격 책정에 대해 "XC90에는 없는 EX90만의 편의 사양 가치를 따지면 1700만원 이상이 추가로 적용된 셈"이라며 "실질적으로는 현재의 XC90보다 1700만원 낮은 1억 미만의 밸류를 가진 제품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격 책정은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공격적인 수준이다. 국내 판매 가격은 경쟁이 가장 치열한 미국 시장보다도 1730만원가량 낮게 책정됐으며,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기 SUV와 비교하면 최소 10%에서 20% 이상 낮은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 대표는 "이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정말로 치열한 논의 과정을 겪었다"며 "그 치열함의 수준은 거의 UFC 경기의 치열함 그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올해 500대 인도를 시작으로 연간 2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려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의 베스트셀링 모델로 등극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볼보자동차코리아가 1일 공개한 플래그십 전기 SUV ‘EX90’이 행사장에 전시돼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앞서 볼보코리아는 소형 전기 SUV인 EX30의 가격을 리포지셔닝하며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볼보코리아는 X30 가격을 모든 트림에서 700만원가량 인하했다.
이 대표는 "가격 리포지셔닝 이후 한 달 만에 2000대 이상의 계약을 확보했다"며 "기아 EV3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 포지셔닝을 통해 기존에 볼보를 고려하지 않았던 고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환율 변동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내린 결단이다. 이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원화가 스웨덴 크로나 대비 20%가량 평가 절하돼 가만히 있어도 수익이 20% 떨어진다"면서도 경쟁력 있는 가격을 통해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EX90은 볼보자동차가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정의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시대를 여는 첫 모델이기도 하다. 자체 개발한 핵심 시스템인 휴긴 코어를 바탕으로 주행 데이터 수집과 안전 기능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한다.
전기차의 고질적 불안 요소인 배터리 안전에 대해서도 기술적 해법을 제시했다. 배터리 팩 내부에 열폭주를 감지하는 특수 센서를 장착하고 이상 징후 발생 시 1000분의 2초 내에 화약으로 작동하는 퓨즈를 터뜨려 전류를 차단하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번 국내 출시 모델에는 CATL의 106kWh NCM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글로벌 기준 625km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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