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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엔 대한민국의 법이 통하지 않나


입력 2011.09.01 11:45 수정        

법원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결정문 고시에도 반대단체들 요지부동

국방장관 담화 불구 쇠사슬 묶고 3일 외부세력과 대규모 시위 예정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외치며 38일째 쇠사슬을 묶고 투쟁하고 있는 현애자 전 민주노동당 의원이 31일 서귀포시 강정마을 중덕삼거리에서 법원의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결정에 대해 ´국민들이 판단하고 심판할 것입니다"고 외치고 있다.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인 제주 서귀포 강정마을을 점거하고 있는 반대단체들에겐 법도 무용지물이었다.

제주지법은 이미 31일 공사방해금지 등 가처분신청 결정문을 현장에 고시했다. 정부는 외부단체의 반대활동 중지와 주민협조를 당부했다.

그러나 반대단체들은 오는 3일 예정된 ‘평화비행기’ 행사를 예정대로 치르고, 지금까지처럼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버티고 있다.

정부는 31일 제주해군기지 건설 사업 정상화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29일 법원이 해군기지 건설 부지인 강정마을회와 해군기지 건설 반대 단체에 공사방해 금지 결정을 내린 걸 계기로 공사 재개를 위한 대집행 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김관진 국방장관과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이날 합동담화문을 발표하고 외부에서 들어온 반대단체들에게 투쟁 중지를 압박했다.

두 장관은 외부단체에겐 반대활동 중지를, 주민들에겐 협조를 당부하면서 정상적인 공사 진행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해군기지 논란이 불거진 후 정부가 담화문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 법적 근거를 들어 불법행위를 저지하고 지연된 공사를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두 장관은 담화문에서 “정부는 법원의 ‘공사 방해 금지 가처분’ 판결에 대해 사법부의 합리적 판단을 존중하며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업이 더 이상 지연되어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사업은 제주도와 강정마을의 발전은 물론 남방해상교통로 확보 차원 등 국가 안보와 국익을 위해 필요한 사업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정부는 해군기지 사업이 원만하게 추진돼 제주도민과 국가의 이익이 함께 증진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후속 조치들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제주지법은 이날 오후 강정마을에 법원 집행관 등 5명을 보내 지난 29일 나온 가처분 결정문의 내용과 절차를 설명하고, 공사장 입구 등 6곳에 이를 알리는 표지판을 세웠다.

결정문에는 강동균 마을회장 등 반대측 37명과 강정마을회, 생명평화결사, 제주참여환경연대, 평화와 통일을 사랑하는 사람들, 개척자들 등 5개 단체가 기지 내 토지 및 공유수면에 침입하는 등 공사를 방해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해군도 오후 공사 현장을 불법점거하고 있는 해군기지 건설 반대단체에게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문과 함께 자진 해산과 농성장 자진 철거를 촉구하는 계고장을 통보했다. 대집행 및 공사재개를 위한 법적 요건이 갖춰진 셈이다. 해군은 조만간 행정대집행을 통해 반대단체들이 설치한 시설물을 철거하는 한편, 국회 예결특위 해군기지조사소위의 현지실사가 끝나는 대류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지만, 반대단체들과의 물리적 충돌이나 여론의 반감, 야권의 공세 등을 고려해 일단 최대한 설득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지방법원 박성구 집행관이 31일 오후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고권일 해군기지 반대 강정마을 대책위원장 등에게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결정 내용을 고시하러 왔다는 설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공사 정상화 의지를 밝힌 데 대해 반대단체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계속 투쟁하겠다’며 버티기를 고수하고 있다.

반대단체들은 제주지법의 공사방해 금지 가처분 결정문이 게시될 때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들은 집행관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따라 들어온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며 강한 반감을 표출했다.

특히 반대단체들은 법원 결정에 개의치 않고 비폭력적이고 평화적인 반대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강제연행과 벌금 등을 감내하면서 비폭력 투쟁을 통해 막아낼 것”이라고 끝장 투쟁까지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의 합동담화문에 대해 반박성명을 내고 “지금이라도 현지 실상을 제대로 보고 대화를 통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필요한 것은 설득하려는 정상적 모습으로 돌아와 줄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는 3일 평화비행기 행사 및 구렴비문화제를 통해 구럼비해안 등 마을 경관의 보전 필요성을 도내외로 알려 명실상부한 국민운동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반대단체들은 공권력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물리적으로 저지하기 위해 일종의 방어벽까지 구축한 상태다. 공사장으로 들어가는 중덕해안 삼거리에 천막과 컨테이너 박스가 빼곡히 들어섰고 길 한복판에는 개인용 텐트와 버스, 승합차가 줄지어 들어섰다. 현애자 민주노동당 제주도당위원장을 비롯한 반대 측 농성자들은 농성장 안쪽에서 온몸에 쇠사슬을 감고 끝장투쟁에 나섰다.

이처럼 반대단체들이 투쟁 의지를 꺾지 않고, 오는 3일에는 200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시위까지 예고함에 따라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반대단체들이 다음달 15일까지 강정마을 일대에서 열겠다며 낸 집회신고를 불허했고, 서울경찰청 경비병력 449명을 제주로 추가 파견했다. 제주경찰청도 일선 경찰서 수사분야 경찰 100여명과 전·의경 4개 중대 등 350여명을 현장에 추가 투입했다. 현장에 대기 중인 160여명까지 더하면 모두 1100여명의 경찰력이 배치된 상태다.[데일리안 = 변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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