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하나로 승패 분위기에 직접 영향
잘 나가는 선발-핵심 타자 활약도 변수
탈락 위기에 몰린 SK가 반등에 성공하며 승부를 최종 5차전으로 끌고 갔다.
SK는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선발 마리오의 6이닝 4피안타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2-1로 승리, 시리즈 전적 2승 2패 동률을 이뤘다.
이로써 한국시리즈행 티켓의 향방은 오는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최종 5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SK와 롯데는 각각 1차전에 나섰던 김광현과 유먼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① 호수비는 기본, 실책은 지옥
이번 플레이오프는 1차전을 제외하면 수비에 의해 희비가 엇갈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는 19일 3차전에서 위기 때마다 빛을 발한 야수들의 호수비로 SK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롯데 우익수 손아섭은 1회 박재상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멋진 다이빙캐치로 잡아낸데 이어 4회 무사 1루 상황에서도 이호준의 잘 맞은 타구를 펜스 바로 앞에서 잡아내며 선발 고원준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3루수 황재균도 집중력 있는 수비를 선보였다. 황재균은 손아섭의 점프 캐치가 나온 후 곧바로 김강민의 빠른 타구를 기막힌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수비가 강하기도 소문난 SK도 이에 화답하듯 4차전에서 박진만의 결정적 호수비로 롯데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박진만은 2-0으로 앞서던 8회, 대타 조성환의 잘 맞은 타구를 순식간에 낚아 채 1루 주자 황재균까지 잡아냈다. 박진만은 앞선 5회에도 문규현의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막아 탄성을 자아내게 하기도 했다.
호수비가 팀 사기를 돋운 반면, 결정적 실책은 패배로 직결되기도 했다. SK는 지난 2차전에서 교체 투입된 유격수 최윤석이 잇따른 수비 실수 2개를 저지르는 바람에 동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연장 접전 끝에 롯데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큰 경기에서의 실책은 패인의 지름길이라는 야구의 속설이 딱 맞아 떨어진 장면이었다. 수비의 중요성은 5차전에서도 강조될 전망이다.
② 의외로 잘 버티는 선발 투수들
SK는 이번 플레이오프에 나선 선발 투수들이 윤희상을 제외하면 모두 부상 후유증을 안고 있던 선수들이었다. 롯데 역시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며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뚫려 확실한 선발감은 유먼과 송승준이 전부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결과는 달랐다. 1차전 승리투수였던 김광현은 6이닝 동안 무려 10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전성기 모습을 재연했다. 비록 패전처리됐지만 롯데 선발 유먼도 5.1이닝 2실점으로 김광현 못지않은 호투를 펼쳤다.
2차전은 윤희상과 송승준의 포크볼 맞대결로 경기 초반 홈런을 제외하면 타자들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윤희상은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후속 투수들이 불을 지르는 바람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3차전에서는 들쭉날쭉한 경기력이 최대 불안요소였던 롯데 선발 고원준이 5.1이닝동안 SK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경기 MVP에 올랐고, 4차전에서도 MVP는 승리투수였던 마리오에게 돌아갔다.
따라서 5차전 역시 양 팀 선발이 얼마나 오랫동안 버텨주는가에 승패 갈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광현과 유먼이 1차전에서의 호투를 그대로 이어간다면 팬들 입장에서는 가장 극적인 상황에서 펼쳐지는 희대의 투수전을 감상할 수도 있다.
③ ‘결자해지’ 감독이 선정한 선수가 활약해야
양 팀 사령탑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반드시 활약해야줘야 하는 선수들을 선정했다. SK 이만수 감독은 리드오프 정근우를, 롯데 양승호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부진했던 전준우를 꼽았다.
이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승패도 엇갈렸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전준우였다. 전준우는 2차전에서 4타수 4안타 2득점의 맹활약을 펼쳤고, 팀도 SK의 철벽 불펜을 무너뜨리며 승리를 따냈다. 정근우 역시 이번 4차전에서 4타수 4안타의 불망이를 휘둘렀고, 팀의 득점을 모두 책임지며 승리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정근우와 전준우의 활약이 중요한 이유는 두 선수가 배치된 타순 때문이다. 선두 타자 정근우의 출루여부는 SK의 득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올 시즌 SK는 최정-이호준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의 장타력이 눈에 띄게 향상돼 발 빠른 주자가 루상에 나가는 것이 득점의 극대화로 이어진다.
하위타선이 강한 롯데 역시 빠른 발과 장타력을 겸비한 전준우가 연결고리 역할을 맡고 있다. 전준우는 시즌 내내 중심타선이 해결하지 못한 잔루를 쓸어 담거나 루상에 나가 도루 등으로 하위타선에 찬스를 제공하는 임무를 담당했다. 결국 이들의 안타 개수는 5차전에서 양 팀이 올릴 득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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