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의 5차 혈전…천우신조에 너털웃음

데일리안 스포츠 = 이일동 기자

입력 2012.10.21 07:55  수정

SK-롯데 5차 혈투에 삼성 ‘방긋’

5차전 당일 비 예보..체력바닥 가속

정규시즌 우승을 빨리 결정짓고 시즌 막판 몇 경기는 1.5군 선수들로 치른 삼성은 휴식기를 충분히 가지며 체력을 완전히 비축했다.

전력도 전력이지만 운 또한 만만찮다.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삼성의 대진 행운이 그렇다.

정규시즌 2위 SK와 두산을 꺾고 올라온 4위 롯데가 맞붙은 플레이오프가 최종전까지 전개된 덕에 삼성만 웃게 됐다. 이긴 SK도 웃는 게 아니다. 한국시리즈에 올라도 1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 대비할 시간 자체가 부족하다.

20일 사직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벼랑 끝에 내몰린 SK가 2-1 신승, 시리즈 전적을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5차전은 22일 문학구장서 열린다.

포스트시즌 한 경기는 정규시즌 2경기 정도의 체력과 정신력이 소모된다고 한다. 특히,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를 거치고 올라온 롯데는 이미 체력이 바닥에 다다른 상태. SK 역시 롯데에 2연패 당하면서 4차전엔 총력전을 펼쳤다. 3경기지만 사실상 2차전 연장전 패배로 인해 4경기 정도의 피로가 누적된 상태다.


또 하나의 변수 '5차전 비 예보'

5차전 이후 하루의 휴식과 이동일이 있지만 이것마저도 여의치 않을 수 있다. 22일 비가 내린다는 예보다. 인천 지역 일기예보에 따르면, 22일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시즌은 웬만하면 비가 오더라도 향후 일정과 티켓 발권 사정으로 인해 강행하는 편이다. 즉, 폭우가 아니면 경기는 진행된다.

그런데 문제는 차가운 가을 날씨에 비를 맞고 경기하는 선수들의 컨디션 문제다. 롯데와 SK 선수들이 차가운 가을밤에 비를 맞고 경기를 치른다면, 누적된 피로와 함께 감기 등 컨디션 난조에 노출될 우려가 적지 않다. 5차전에 예상되는 비 예보 역시 삼성에는 천우신조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롯데는 가장 이동거리가 먼 인천으로 다시 올라갔다가 대구로 내려와야 하고 SK 역시 부산에서 인천, 다시 대구로 오는 장거리 이동을 거쳐야 하는 체력 부담 또한 문제다. 5차전이 열리게 되면서 삼성이 더 크게 웃는 이유다.


SK-롯데 '필승조 빨간불'

주축 선수들의 몸상태도 문제다. 롯데 마무리 정대현은 고질적인 왼무릎이 좋지 않다. 롯데 불펜의 감초 김성배는 플레이오프 4차전을 제외한 포스트시즌 전 경기 출장, 피로가 누적된 상태다.

SK의 기둥 불펜인 박희수와 정우람 역시 최고 컨디션은 아니다. 박희수는 4차전 등판 당시 정규시즌 보여준 칼날 제구력이 무뎌지고 볼끝의 무브먼트도 좋을 때와는 달랐다. 공을 던진 뒤 팔을 계속 돌리는 상황으로 볼 때 어깨 상태가 최상이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무리 정우람의 컨디션도 문제. 정우람은 3차전 연장 10회초 밀어내기 볼넷으로 패전을 당했다. 게다가 4차전에도 9회 말 홍성흔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는 등 안정감 있는 마무리의 모습을 각인시키는 데 사실상 실패했다. 3차전에서 무너진 SK의 우완 승리조인 엄정욱의 컨디션도 좋지 않다.

오승환을 중심으로 리그 최강의 삼성 불펜을 상대해야 할 SK와 롯데 불펜의 상태가 좋지 않다면, 한국시리즈 진출하는 팀은 일단 한 수 접고 들어가는 상황과 다름없다.

플레이오프 5차전을 맞이하는 롯데 양승호 감독.

'에이스 없는' 한국시리즈 1차전

정규시즌 우승을 빨리 결정짓고 시즌 막판 몇 경기는 1.5군 선수들로 치른 삼성은 휴식기를 충분히 가지며 체력을 완전히 비축했다. 삼성은 인천과 문학의 천연잔디를 대비해 경산 라이온즈 볼파크에서 대비 훈련도 하고 있다.

올라올 팀들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대비를 하고 있는 삼성. 그리고 5차전 혈투에 이은 피로감과 삼성에 대한 분석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은 플레이오프 두 팀의 대결은 맥 빠지는 1차전이 될 수도 있다. 5차전은 사실상 양 팀 에이스가 등판한다. SK 김광현과 롯데 유먼. 둘은 한국시리즈 3차전 이후에나 등판이 가능하다. 사실상 1선발 없이 한국시리즈를 시작하는 셈이다.

작년 준플레이오프에서 KIA를 제압하고 롯데를 상대로 5차전까지 가는 혈전 끝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SK. 파김치가 된 SK는 1승4패로 삼성 앞에 우승 제물이 됐다. 롯데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더라도 작년 SK와 같은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SK는 에이스 김광현과 마리오가 건재하다고 해도 작년에 비해 팀 타선이 부진하고 불펜도 정대현이 빠진 상태다.

정규시즌에 8.5게임차라는 압도적인 1위 삼성을 상대로 명승부를 펼치려면 체력이라도 받쳐줘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2012 가을의 전설은 이래저래 삼성만 웃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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