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3부작’ 롯데…5차전은 꼴데 탈출기?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2.10.22 12:04  수정

두산전 복수 이어 'SK 울렁증' 떨칠까

KS 오른다면 상대는 지역 라이벌 삼성

롯데가 SK를 꺾고 지긋지긋한 '꼴데' 수식어를 떨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롯데는 삼성과 함께 30년 역사의 프로야구에서 구단명이 바뀌지 않은 유이한 팀이다. 그만큼 많은 역사와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빛보다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롯데다.

30년 동안 우승은 두 차례에 불과했고, 4번의 한국시리즈 진출 횟수는 최근 창단한 넥센을 제외하면 최소 수치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시작된 최악의 암흑기는 ‘8888577’(정규시즌 순위)이라는 낯부끄러운 숫자를 만들어 내고 말았다. 그래서 일부 팬들로부터 ‘꼴데’(꼴찌+롯데)라는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롯데는 5년 연속 가을 잔치에 참가하며 강호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다. 물론 ‘꼴데’ 이미지를 완전히 떨친 것은 아니다. 매년 포스트시즌마다 어이없는 실책과 실수 등으로 인해 역전패하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는 지난 4년간의 아픔을 발판 삼은 뒤에야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승자가 될 수 있었다.

이제 롯데는 대망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SK와의 플레이오프 시리즈 전적 동률을 이룬 롯데는 22일 문학구장으로 다시 넘어와 운명의 5차전을 벌인다. 만약 롯데가 SK를 꺾는다면 1999년 준우승 이후 무려 13년 만에 꿈의 무대에 오르게 된다. 현재 롯데는 8개 구단 가운데 최장기간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한 팀으로 기록돼있다.

롯데 입장에서는 단순한 1경기가 아니다. 모든 팀들이 가을 잔치 또는 우승을 위해 한 목표를 지닌 것은 같지만 롯데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그야말로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꼴데’라는 흑역사를 청산할 절호의 기회다.

사실 이번 포스트시즌은 롯데의 ‘복수 3부작’으로 전개되고 있다. 제1부는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였다. 당시 롯데는 1~2차전을 모두 잡은 뒤 안방인 사직구장에서 3차전을 내줬다. 들끓던 롯데의 팀 분위기는 순식간에 식었고, 언론에서는 2010년 두산의 기적적인 리버스 스윕(2패 후 3연승)을 앞 다퉈 보도했다.

하지만 롯데 선수들은 침착했다.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도 역전하는 법을 깨달았고, 늘 약점으로 지적되던 불펜은 승리를 굳게 지켰다. 지난 4년간의 실패가 큰 보약이 된 셈이었다. 실제로 롯데는 준플레이오프 3승 모두를 역전승으로 장식하는 뒷심을 보였다. 2009년과 2010년, 2년 연속 롯데에 패배를 안겼던 두산은 그렇게 시즌을 마감했다.

복수 2부는 ‘울렁증’을 가져다 준 SK다. 전임인 로이스터 전 감독 시절, 롯데는 SK를 상대로 3년간 18승 38패(승률 0.321)라는 참혹한 성적표를 받았다. 당연히 롯데 선수들에게 SK는 넘을 수 없는 산이란 공포로 다가왔다. ‘야신’의 치밀한 야구는 로이스터의 선 굵은 야구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변화는 양승호 감독이 부임한 지난해부터다. 롯데는 지난해 SK와의 상대전적을 8승 1무 10패로 맞추며 어느 정도 SK 울렁증을 떨치는데 성공했다. 물론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큰 경기에 대한 경험 차가 뚜렷하게 나타나며 2승 3패로 물러났지만 선수들도 '할만하다'라는 자신감을 얻기 충분했다.

올 시즌에는 아예 10승 9패로 우위를 보였다. 비록 이번 플레이오프를 앞두고는 롯데가 객관적인 전력과 포스트시즌의 경험 등 SK의 상대가 되지 못했지만 뚜껑을 열자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비록 플레이오프 1차전을 내줬지만 2차전에서 SK의 수비 실책 하나가 양 팀의 분위기를 뒤바꿔버렸고, 상승 분위기가 살아난 롯데는 내친김에 3차전까지 따냈다.

물론 SK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지난 4차전에서 마리오의 역투에 눌린 롯데는 사직 홈팬들에게 한국시리즈를 선물하지 못하며 다시 인천 원정길에 올라야 했다. 하지만 5차전에서 승리를 따낸다면, 가장 극적인 상황에서의 복수전 완성이라는 드라마가 완성된다. 더불어 지긋지긋하게 따라 붙는 '꼴데'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도 함께 떨칠 수 있다.

따라서 롯데가 ‘SK 울렁증’마저 극복한다면 다음 상대는 우승의 마지막 관문인 삼성이다. 삼성과는 같은 영남 지역을 연고로 한다는 특수성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도 라이벌 의식이 강하다. 하지만 승자는 언제나 삼성이었다.

롯데는 지난해까지 삼성과의 역대 상대전적에서 217승 13무 328패(승률 0.398)로 철저하게 밀렸다. 롯데가 타 구단을 상대로 기록한 최저 승률이다. 우승횟수도 삼성이 세 번이나 더 많다. 아직 한국시리즈 진출을 논하기엔 이르지만 승리 의지가 하늘을 찌르는 롯데가 5차전을 잡고 전설을 써내려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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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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