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패배였다. 한국시리즈 문턱이 바로 앞까지 다가왔지만 단 1승이 모자라 13년의 한을 풀지 못했다.
롯데가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SK와의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야수들의 결정적인 실책 2개로 인해 아쉽게 3-6 패했다.
이로써 먼저 2승을 따내며 13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넘봤던 롯데는 내리 2연패하며 탈락의 아쉬움을 받아 들여야 했다. 반면, SK는 2007년 창단 첫 우승 이후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전인미답의 고지를 계속 밟아 나갔다.
롯데 입장에서는 땅을 칠만한 5차전이었다. 롯데는 지난 1차전에서 절정의 구위를 뽐냈던 SK 선발 김광현을 다시 만나 볼 카운트 싸움에서 앞서 나가며 공략에 성공했다. 결국 투구 수가 불어난 김광현은 1.2이닝동안 65개의 볼은 던진 가운데 6피안타 3실점하며 조기 강판 당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한국시리즈행 티켓은 롯데의 몫처럼 보였다. 하지만 고질적 병폐인 실책이 문제였다. 롯데는 3-2로 앞서던 4회, 2루수 박준서가 볼을 빠뜨리며 동점을 허용했고, 5회에는 포수 강민호의 송구를 유격수 문규현이 커버플레이를 들어가지 못하는 바람에 역전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SK의 두터운 불펜진을 감안했을 때 사실상 승부는 그대로 끝이 나고 말았다.
비록 2년 연속 5차전 접전 끝에 석패였지만 투혼을 불사른 롯데는 아름다운 패자로 기억되기 충분했다. 특히 부임 후 자질 논란의 굴레를 떨치지 못하던 양승호 감독은 박수를 받기 충분했다.
양승호 감독은 지난해 롯데 지휘봉을 잡을 당시만 해도 이름값이 낮다는 이유로 팬들의 거센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시행착오를 거치며 한 때 최하위까지 떨이지자 롯데 팬들은 무관중 운동을 벌이겠다며 양승호 감독을 압박했다.
하지만 양 감독은 특유의 넉살과 선수들과의 소통의 리더십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후반기 들어 연승의 고공행진을 내달리며 롯데 창단 첫 페넌트레이스 2위라는 성적표가 대표적이었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는 SK에 패했지만 양승호 감독의 추진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특히 주포인 이대호와 15승 투수인 장원준이 팀을 이탈했음에도 올 시즌 롯데는 다시 한 번 4강 진입의 경쟁력을 발휘했다. 롯데 성공 요인의 가장 큰 요인은 강점의 극대화 대신 약점을 최소화한 양승호 감독의 전략 덕분이었다.
롯데는 시즌을 앞두고 FA 정대현과 이승호를 영입했고, 양승호 감독의 직접 요청에 의해 2차 드래프트서 김성배를 데려온 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 특히 언더핸드 정대현과 김성배는 위기 때마다 팀을 구하는 선봉장으로 나섰다.
정대현은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서 1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제로라는 성적으로 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시즌 내내 정대현의 부상 공백을 훌륭히 메웠던 김성배도 플레이오프 4차전을 제외한 가을잔치 전 경기에 출장하며 롯데 쪽으로 넘어온 분위기를 유지하는데 일등공신으로 자리 잡았다.
양승호 감독의 리더십도 칭찬을 받아 마땅하다. 양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내내 수비 실책과 타격 부진으로 고개를 숙인 베테랑 조성환에 대한 믿음을 끝까지 저버리지 않았다. 그 결과 조성환은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플레이오프 2차전 동점타 등 회복된 기미를 보이며 달아오른 롯데 타선의 양념 역할을 해냈다.
또한 투수 교체 타이밍과 기용 면에서도 한층 성장된 모습을 보였다. 투구 이닝을 짧게 끊어간 롯데의 투수운용은 이른바 ‘양떼 야구’을 앞세워 자칫 상대에 넘어가던 분위기를 끊어내는데 성공했다. 롯데 불펜은 이번 포스트시즌 9경기서 48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06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2000년대 초반 암흑기 시절을 거친 뒤 2008년 준플레이오프 진출 이후 매년 가을 잔치에서 시리즈 조기 탈락의 비애를 맛봤던 롯데는 올 시즌 두산을 꺾으며 가을에도 강하다는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비록 눈물 나는 석패임에 분명하지만 다음 시즌을 기대할 수 있는 양승호 감독의 리더십을 재확인됐다는 점에서 롯데의 실패한 가을 잔치는 이전과 분명 다르게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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