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22일 문학구장서 열린 SK와의 ‘2012 팔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초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6 역전패했다.
1999년 이후 13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렸던 롯데는 지난해 이어 플레이오프에서 재회한 SK를 상대로 3차전까지 2승1패로 앞섰지만, 4·5차전에서 무너지며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1992년 두 번째 우승 이후 8개 구단 중 가장 오래된 20년째 무관행진도 계속 이어지게 됐다.
비록 한국시리즈행은 좌절됐지만 롯데의 올 시즌은 의미 있는 성과로 남을만하다. 올해 4위로 겨우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롯데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3승 1패로 제압, 1999년 플레이오프 이후 무려 13년 만에 시리즈 승리를 따내는데 성공했다.
기대 이상의 성과다. 시즌 전 전문가들은 2011년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던 롯데의 2012년 가을야구를 낙관하지 않았다. 15승 좌완 에이스 장원준이 경찰청에 입대했고, 팀의 상징과도 같은 타격의 핵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난 공백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양승호 감독은 ‘양떼불펜’을 구축, 9월 초 한때는 선두 삼성을 위협할 정도로 전력 이상의 성적을 올리기도 했다. 무엇보다 단기전에서 한층 발전했다. 양승호 감독은 전임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 구축한 화끈한 공격야구에 세밀함과 안정감을 덧입혀 ‘롯데판 스몰볼’의 가능성을 선보였다.
롯데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거둔 5승 중 4승이 역전승이었고, 모두 선취점을 내주고 종반인 7회 이후에 뒤집는 뚝심을 보여줬다. 포스트시즌에 치른 세 번의 연장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연장불패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다. 뒤진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뚝심과 양떼 불펜으로 대표되는 치밀한 계투 운용은 이전의 롯데야구에서 보지 못한 단기전에서의 저력을 만들어냈다.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롯데의 2012 시즌은 의미 있는 한해로 기억될 만하다.
지난 2년간 우여곡절 끝에 롯데 지휘봉을 물려받은 양승호 감독은 때로는 기복심한 행보에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전임 로이스터 감독이 밟지 못한 플레이오프 무대로 2년 연속 이끌며 롯데 야구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러나 결국 부임 후 2년 내 우승을 이끌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며 재신임의 시험대에 놓이게 됐다. 플레이오프 직후 사퇴 해프닝도 있었지만 양승호 감독을 향한 롯데 팬들의 지지는 두텁다. 양승호 감독은 2010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 후임으로 롯데와 3년 계약을 맺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양승호 감독의 계약은 만료까지 아직 1년이 남아있다.
비록 한국시리즈 진출은 또다시 실패했지만, 롯데 팬들은 모처럼 길고 행복한 가을을 즐길 수 있었다. 올 시즌의 아픔이 그동안 롯데 야구를 따라다닌 단기전 울렁증을 떨쳐내고 가을야구 경쟁력을 한층 높일 값비싼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달콤한 결실을 양승호 감독이 따주길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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