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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서건창 효과’ 넥센 비전 제시


입력 2012.11.06 09:40 수정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4강 탈락팀 최초 MVP-신인왕 석권

버림받은 유망주 키워내며 대도약 준비

신인상을 수상한 서건창(왼쪽)과 MVP를 수상한 박병호.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올 시즌 4강 진출 실패의 아픔을 딛고 새로운 역사를 썼다.

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올해 홈런-타점왕 수상자인 박병호(26)가 MVP, 서건창(23)이 신인왕에 올랐다. 창단 이래 처음으로 넥센 선수들이 타이틀을 싹쓸이한 것.

넥센은 올해 6위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팀에서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배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병호는 73표를 얻으며 여유 있게 장원삼을 제쳤다. 서건창은 79표를 얻으며 7표를 받은 박지훈(KIA)을 여유 있게 눌렀다.

지난해까지 한 팀에서 동시에 MVP-신인왕이 나온 경우는 4차례에 불과했다. 제 아무리 강팀이라 하더라도 그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톱스타와 신인을 동시에 배출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다름 아닌 ‘스타 부재’에 허덕이던 넥센에서 신기록을 세웠다는 점이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최근까지 넥센의 이미지는 잦은 현금 트레이드와 선수 퍼주기로 팀 내에 스타급 선수가 남아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인상이 강했다. 고원준, 이택근, 황재균, 송신영 등 많은 선수들이 넥센에서 빛을 발했다가 다른 팀으로 떠나는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넥센의 파행운영이 리그 발전을 해친다는 비판도 많았다.

박병호는 트레이드로 지난해부터 넥센 유니폼을 입은 선수다.

당시 박병호는 심수창과 함께 송신영-김성현 등과 맞트레이드 돼 LG에서 둥지를 옮겼다. 당시만 해도 박병호는 LG에서 잠재력은 있지만 끝내 자리를 잡지 못한 백업멤버 정도에 불과했고, 송신영-김성현은 넥센 마운드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선수였다. 현금 트레이드 의혹과 함께 당시 4강 진출에 갈 길 바쁘던 LG에 일방적인 퍼주기라는 비판이 많았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이런 평가는 완전히 뒤집혔다. LG는 그해 4강 진출에 실패했고, 송신영과 김성현은 더 이상 LG에 없다. 반면 박병호는 넥센의 4번 타자로 빠르게 자리 잡고 올해는 무려 31홈런-105타점을 쏘아 올렸다. 넥센 창단 이래는 물론이고 야구역사상 최고의 반전 트레이드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시즌 내내 주전 2루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한 서건창도 압도적인 차이로 신인왕에 올랐다. 서건창은 신고 선수 출신으로 2008년 LG에서 방출된 중고신인이다. 넥센이 LG에서 버림받은 선수들을 키워내 그야말로 인생역전의 신화를 써낸 것이다.

박병호와 서건창의 성공스토리는 넥센에게 올 시즌 4강 탈락의 아픔을 다소나마 치유함과 동시에 내년 시즌을 대비한 새로운 희망을 안겼다. 이들의 약진은 넥센도 선수를 제대로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발전 가능성과 비전이 있는 팀이라는 것을 야구계에 입증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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