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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노리는 KIA…터지는 LG효과 기대?


입력 2012.11.08 08:56 수정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LG표 야수들 KIA로 건너와 대박

화려한 추억에 이진영 등 군침

KIA로 이적해 MVP에 선정된 김상현의 LG 시절.

넥센 박병호와 서건창이 나란히 MVP와 신인왕을 수상, LG트윈스에서 나온 타자들의 행보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박병호와 서건창은 LG에서 웃지 못했다. 2005년 LG에 입단한 박병호는 성남고 시절부터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막상 프로에 와서는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렇다 보니 2군에 머문 시간이 더 많았다. 서건창도 2008년 LG에 입단했지만 이듬해 방출됐다. 지난해 겨울 신고 선수로 넥센에 들어와 1군 무대까지 밟고 신인왕이라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성과를 거뒀다.

모두 LG를 떠난 뒤 기량이 만개한 셈이다. 이쯤 되니, 팬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처럼 떠도는 말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김상호, 박종호, 심재학, 이용규, 김상현, 박병호 등 LG를 떠나 타팀에서 성공한 타자들의 숫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특히, KIA 타이거즈는 LG 출신 타자들의 수혜를 가장 많이 입은 팀으로 꼽힌다.

해태에서 KIA로 바뀐 이후 타이거즈는 김일권-이순철-이종범 뒤를 이을 강력한 톱타자와 한 방을 갖춘 거포에 목말랐다. 이에 KIA는 ‘대형 타자’ 박재홍과 마해영을 영입하며 취약점 보강에 애썼지만, 정작 이런 문제를 해결한 타자들은 별다른 출혈 없이 LG서 데려온 자원들이었다.

KIA는 2005년 LG와 이용규, 홍현우를 받고 이원식-소소경을 내주는 트레이드를 감행했다.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서로의 작은 패를 교환하는 정도로 여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결과는 KIA의 완승으로 나타났다. 이원식-소소경이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사라진 반면, 이용규는 가파른 성장세를 타더니 단숨에 리그를 대표하는 톱타자가 됐다.

럭키 트레이드는 2009년 다시 이뤄졌다. KIA는 당시 오랫동안 전력 외 선수로 구분했던 우완 강철민을 내주고 김상현-박기남을 받았다. 트레이드가 성사되기 무섭게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만년 기대주’ ‘2군 본즈’로 통하던 김상현은 미친 듯이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리그 최고의 거포로 거듭났고, 박기남 역시 공수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핵심 멤버가 됐다.

물론 김상현은 2009시즌 홈런왕-MVP 만큼의 절정의 시즌을 누리진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팀 내 최고 거포로 분류된다. 박기남 역시 두껍지 않은 KIA 야수층에서 기복 없는 활약으로 인정받고 있다. KIA 입장에서 이용규-김상현-박기남이 없었다는 가정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끔찍한 악몽이다.

올 시즌 크게 홍역을 치른 선동열 감독은 다음 시즌을 앞두고 본격적인 전력보강에 힘쓸 것임을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서로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트레이드는 물론 FA시장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자연스레 팬들 사이에서는 이진영-정성훈 등 LG표 FA 야수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진영은 정교한 좌타자면서 뛰어난 외야수다. 당장 이용규 외에 확실한 주전 외야수가 없는 팀 입장에서 매력적인 카드다. 타선과 외야 수비를 동시에 보강할 수 있는 자원이다.

정성훈을 영입할 경우, 포지션이 3루라는 점에서 이범호와 겹치는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현재 이범호는 다음 시즌 팀 합류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범호에게만 3루를 의지하기엔 그간의 과정이 불안하다. 이범호가 돌아온다 해도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라면 수비를 맡기지 않고 지명타자로 돌릴 수도 있다. 이진영-정성훈 모두 공수에서 검증된 야수들이라 영입만 한다면 무조건 팀에 플러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김응룡 체제로 바뀐 한화를 비롯해 이들을 욕심내는 팀들은 많다. 소속팀 LG 역시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둘을 동시에 데려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어쨌든 KIA가 또 다시 LG표 야수 영입으로 유쾌한 징크스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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