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악셀 강박증’ 아사다 뒤늦게 자각?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입력 2012.11.14 08:38  수정

‘양날의 검’ 트리플 악셀 버리고 그랑프리 우승

완성도 높인 전략 성공..완전한 포기여부 관심

아사다는 오는 23일 일본서 열리는 NHK 트로피 6차 대회를 앞두고 훈련에 돌입했다.

현대 피겨스케이팅은 한 방의 필살기(트리플 악셀)가 아닌, 김연아로 비유되는 ‘토털 패키지’를 요구한다.

고난도 점프와 정교한 스텝, 예술성 높은 안무가 삼위일체가 돼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사다 마오(22·일본)의 늦었지만 현명한 선택은 반갑다. 아사다는 최근 황새가 아님을 깨닫고 앙증맞은 뱁새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실전 성공확률 반타작에도 미치지 못하는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 짝사랑을 잠시 접은 것.

그에 따른 ‘보상’도 받았다. 아사다는 지난 3일 2012-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여자싱글 3차 중국대회에서 총점 181.76점으로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러시아·177.92점)를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시니어 그랑프리 7번째 우승으로 돌아왔다.

경기 직후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을 생략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더없이 정확한 자평이다. 아사다는 쇼트와 프리 모두 트리플 악셀 대신 안정된 기술로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이 같은 전략은 독보적인 기술 없이 2011 세계선수권을 제패한 안도 미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쇼트에서의 연기가 인상 깊었다. 아사다는 어느새 주니어 시절의 통통 튀는 귀염둥이로 돌아왔다. 스텝은 애교가 넘쳤고 B급 기술도 무난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경직된 표정이 사라져 보는 맛을 더했다.

아사다는 오는 23일 일본서 열리는 NHK 트로피 6차 대회를 앞두고 훈련에 돌입했다. 중점은 트리플 악셀 구사여부다.

확률은 낮다. 아사다에게 트리플 악셀은 단 한 번도 즐거움을 준 적이 없는 ‘애증’의 기술이기 때문이다. 매 대회마다 착지에 성공해도 회전수 부족으로 감점처리 당했고, 실패할 땐 처참하게 엉덩방아를 찧었다. 2008 세계선수권에서는 앞으로 고꾸라져 수 십초 동안 연기를 하지 못하는 후유증을 남겼다.

트리플 악셀 강박증에서 해방된 중국대회에서 아사다의 표현력은 극대화됐다. 현대피겨는 고난도 기술도 중요하지만 종합적인 연기도 등한시해선 안 된다는 점을 아사다가 뒤늦게 깨달은 셈이다.

사실 아사다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황새 김연아급’ 레벨이 아님을 느꼈어야 했다. 무엇보다 지구촌 시선이 쏠린 메이저 대회에서 냉정함을 유지하지 못한 채 실수를 연발했다. 기술과 연기력도 김연아와 비교하면 범작에 불과했다.

반면, 천부적 재능에 노력을 더한 김연아는 국민적인 기대에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을 소유했다. 여기에 한 치의 흐트러짐도 허용치 않는 정교한 기술과 예술성 높은 안무는 김연아를 불세출 피겨스타로 만들었다.

김연아에 밀려 만년 2인자 신세인 아사다는 한국에서 애증적인 존재다. 사실 아사다는 한국음식 마니아이자 K-POP 팬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2008년엔 일본 국민그룹(SMAP) 멤버 초난강(쿠사나기 츠요시)과 함께 명동을 거닐기도 했다. 당시 떡볶이를 보자마자 눈에 불을 켜고 오이시이(おいしい 맛있다)를 외쳤고 유창한 한국어도 구사했다.

“언젠가 트리플 악셀을 다시 시도할 것”이라는 말에서 여전히 불안감을 남겼지만, 이번 중국대회 우승이 마음을 고쳐먹는 계기가 되기를 한국 팬들마저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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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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