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쩍은 챔피언 아사다 마오도 피해자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입력 2012.11.28 08:59  수정

객관적 평가 뒤엎고 과한 점수로 우승

균형감각 잃은 심판진 채점에 오히려 피해

아사다가 경쟁선수들보다 더 많은 가산점을 받았다는 지적도 끊이질 않는다.

국제빙상연맹(이하 ISU) 피겨 그랑프리가 스스로 흠집을 냈다.

해외 유수 언론들은 지난 24일 막을 내린 ISU 그랑프리 NHK 트로피 여자 프리스케이팅 대회에 강력한 의문부호를 던졌다. 이날 아사다 마오는 117.32점을 받아 전날 쇼트성적(67.95) 합산 185.27점을 기록, 스즈키 아키코(185.22점)를 제치고 정상에 등극했다.

문제는 아사다 본인도 눈이 휘둥그레진 과한 점수다. 아사다는 일곱 가지 점프 중 네 번의 점프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이에 미국 피겨 평론가 재키 웡은 “아사다가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며 "프로그램 구성요소, 특히 퍼포먼스 점수가 이해되지 않는다. 아사다는 7.96점을 받은 반면, 2위 스즈키는 7.93점에 그쳤다. 적어도 스즈키가 0.5점은 더 받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시카고 트리뷴> 기자도 경기 직후 트위터를 통해 아사다의 우승은 “유머”라고 비꼬았다. 유로스포츠 중계해설자 또한 “끔찍한 일이다. 이번 결과는 피겨스케이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졸지에 아사다는 멋쩍은 챔피언이 됐다. 아사다 측근도 시니어 그랑프리 개인 통산 8번째 우승임에도 “당사자는 전혀 기뻐하지 않았다. 오히려 심란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사실 아사다의 책임이라기 보단 판정단의 잘못이 크다. 이번 대회에서 ‘눈 뜬 장님’이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듣고 있는 그랑프리 심판은 이미 오래 전에 균형감각을 잃었다.

2009-10 그랑프리 파이널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완벽한 3회전-3회전 연속점프(이하 3-3)를 선보였다. ‘토리노올림픽 신데렐라’ 아라카와 시즈카도 일본방송에서 “가산점을 기대케 하는 퍼펙트 교본 점프”라고 극찬했다. 그러나 심판은 김연아의 놀라운 3-3에 꼬투리를 잡으며 3-2로 흠집 냈다.

명백한 오심에 관중들은 야유를 쏟아냈고,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ISU 측에 2시간 넘게 강력 항의했다. 김연아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도 피겨계 지인을 동원해 ISU 대표에게 재발방지 문서를 전달했다.

아사다의 ‘거품점수’도 ISU 심판의 공신력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아사다가 잘못된 방식으로 기술을 구사해왔지만 ISU 심판은 관대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사다가 시도하는 트리플 악셀은 일반인이 봐도 회전수 부족에 눈에 띈다. 이 때문인지 심판도 그동안 아사다의 미완성 트리플 악셀 만큼은 정확히 꼬집어왔다.

멋쩍은 챔피언 아사다를 구석으로 몰아붙일게 아니라, 피겨스포츠 자체를 모독한 ‘비양심적 심판’에게 매서운 회초리를 들어야 할 때다.

하지만 파악하기 힘든 점프 도약 시 발목 기울기 판정(인·아웃), 심판의 주관이 작용하는 추상적인 표현력, 스텝 연기 등에서 아사다가 경쟁선수들보다 더 많은 가산점을 받았다는 지적도 끊이질 않는다.

이제는 개선되어야 한다. 그동안 ISU는 아사다 뿐만이 아니라 피겨 강대국 출신 에이스에 대해 봐주기 판정을 일삼았다. 때문에 우승후보들은 항상 정해져있었다.

‘피겨 변방’을 대표하는 김연아는 그랑프리 시리즈서 피겨 강대국의 텃세와 견제로 눈물 흘린 적이 많았다. 김연아가 불세출 피겨천재가 아니었다면, 명함조차 내밀기 어려운 곳이 ISU 그랑프리 시리즈다.

그랑프리 대회가 지금처럼 불신으로 얼룩진다면 그들만의 나눠먹기 축제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멋쩍은 챔피언 아사다를 구석으로 몰아붙일게 아니라, 피겨스포츠 자체를 모독한 ‘비양심적 심판’에게 매서운 회초리를 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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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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