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찬밥신세 타령…닉쿤이 필요하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입력 2012.12.03 09:07  수정

스타 부재로 흥행실패..방송서도 외면

아시아시장 개척 통해 활로 모색해야

인도네시아 축구의 간판스타 밤방 파뭉카스(왼쪽).

프로축구 팬들 사이에서 중계방송 비중을 둘러싼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전 경기 생중계는 물론 녹화중계까지 하는 프로야구와 달리, K리그는 여전히 찬밥대우라는 한 맺힌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방송사 한 관계자는 “서운한 목소리에는 공감한다. 나도 열혈 축구팬이고 수도권 모 구단 공식서포터로 활동하고 있다”면서도 “꾸준한 수요가 있어야 꾸준한 공급이 있기 마련인데 K리그는 ‘고정시청률’이 보장되지 않는다. 슈퍼스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영원한 태극전사’ 안정환 K리그 홍보팀장도 방송사 관계자와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최근 인터뷰에서 “30년 된 K리그가 아직도 걱정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거물급 스타부재에 시달리는 K리그 각 구단이 과감하게 투자한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방송의 도움이 절실한 K리그에 새 돌파구는 없을까. 분야는 다르지만 한국대중가요 시스템을 통해 지혜를 모아볼 수 있다.

가요는 지난 2000년대 초반 음반 불법다운로드가 만연하면서 최대위기에 놓였다. 많은 작곡가와 가수가 직장을 잃었고, 이름이 알려진 톱 가수조차 드라마 단역에 기웃거리는 비참한 현상이 이어졌다.

그러나 가요시장은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협소한 내수시장을 넘어 광활한 아시아로 눈을 돌린 것. 음반 기획사들은 10년 이상 합숙훈련을 통해 단련된 아이돌을 전면에 내세웠다. 음악은 ‘다국적 유명작곡가’ 팀에게 맡겼다. 과감한 투자는 곧 결실을 맺었다. 점차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기 시작했고 최근 들어 한류열풍 중심으로 우뚝 섰다.

닉쿤(2PM·태국), 빅토리아(fx·중국) 등 아시아 각국에서 끼가 넘치는 청소년들을 직접 발굴, 국가적 친밀감을 높였다. 이는 해당국가에 크게 어필했고 한국가요가 아시아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데 결정타 역할을 했다. 특히, 닉쿤은 고향 태국을 방문할 때마다 ´국빈대접´을 받는 국민스타로 거듭났다.

축구도 한류에 동참할 수 있다. 분야는 다르지만 닉쿤처럼 아시아 각국에 재능 있는 유망주를 K리그로 데려올 수 있다면, 한국프로축구 시장 국제화가 가속도를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축구열기가 뜨거운 동남아시아 축구영웅 ´밤방 파뭉카스(인도네시아)´를 K리그에 데려온다면,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본 확충 딜레마에 빠진 K리그로서는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2007년 아시안컵에서 맹활약한 밤방은 동남아 축구팬들 사이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다. 밤방의 인지도를 고려할 때, K리그는 ´제2의 피아퐁 효과´도 기대해볼 만하다.

피아퐁(태국축구협회 이사)은 동남아의 차범근으로 통하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80년대 럭키금성(1984~86)에서 활약했으며, 1985년 득점왕과 도움왕에 오르며 팀 우승을 견인했다. 덕분에 태국에선 한때 K리그 붐이 일기도 했다.

밤방을 비롯한 동남아 정상급 용병의 영입은 중계권 판매 수익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또 밤방이 K리그에 훌륭히 적응한다면 황금대륙 아시아시장에 관심이 많은 다국적 공룡기업의 K리그 스폰서 지원도 기대해볼 만하다.

이미 유사한 모범 사례가 있다. FC서울은 지난 2010년 우즈베키스탄(우즈벡) 축구영웅 제파로프를 데려와 재미를 봤다. 당시 서울은 제파로프의 알토란같은 활약(18경기 1골7도움)을 바탕으로 K리그 정상에 올랐다.

덕분에 서울은 우즈벡 내 인기 축구클럽으로 급부상했다. 우즈벡 현지에서 서울 유니폼이 꽤 팔렸고, 열혈 팬들은 직접 한국을 방문해 서울 투어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의 우승 확정 순간엔 우즈벡 축구게시판에서는 제파로프에 축하 메세지를 전하는 현지인들의 글 폭탄(?)으로 서버가 반나절 동안 먹통이 되기도 했다.

서울은 지난해 제파로프를 사우디 명문 알샤밥으로 되팔 때 20억 원 이상의 차익도 챙겼다. 분요드코르에서 서울로 데려올 때 100만 달러(약 11억 원)를 투자한 서울은 알샤밥으로 이적시킬 땐 300만 달러(약 32억 원)나 받아냈다.

강등시스템을 도입한 한국프로축구는 향후 2~3년간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외부의 도움이 절실하다. 내수시장의 한계만 논할 게 아니라 아시아 전역으로 시선을 돌려 좀 더 큰 그림을 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축구도 한류바람을 일으킬 잠재력이 충분하다. 무엇보다 동남아 축구선수들의 ‘현실적인 목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닌 한국 K리그 진출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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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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